“과충전이 전기차 화재의 지배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배터리 모니터링 기술 강화 등 전기차 안전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안전성에 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를 제어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안전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내 최고의 배터리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윤원섭(사진)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배터리 과충전이 전기차 화재를 일으키는 지배적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교수는 성균관대와 삼성SDI가 손잡고 설립한 배터리공학과의 대표 교수로, 성균에너지과학기술원 차세대배터리 연구소 소장도 맡고 있다.
윤 교수는 일각에서 전기차 배터리 화제의 주원인으로 ‘배터리 과충전’을 꼽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라며 “100% 충전이라는 게 매우 상대적인 개념으로 충전 깊이와 화재가 당연히 관련이 있지만, 지배적인 원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 교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양극의 100% 용량은 (g당) 275mAh가량인데, 실제로 사용한 것은 200∼210mAh 정도이며, 이를 100%라고 규정한다”며 “다시 말해 우리가 100%라고 말하는 것은 안전까지 고려한 배터리 수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정해진 100%를 초과해 충전을 더 하면 위험할 수는 있지만, 이미 배터리 제조사는 물론 전기차 제조사들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으로 이 같은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전과 기술력은 회사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에너지 밀도, 파워, 비용, 제품 안전 등 핵심 요소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3~4년 사이에 국산차의 경우 (비충돌 상태에서의) 화재사고가 단 한 건이며, 현재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기술·노하우 등 많은 경험이 축적돼 경쟁 회사들과 비교하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