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제공]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선출한 민주당이 3개월 만에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으로 국민의힘을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9일 나왔다. 전문가들은 지난 ‘광복절’ 논란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타격을 주었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으로 컨벤션효과가 미미했던 민주당은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의 후반 ‘명팔이 척결’ 논란으로 뒷심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일과 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1.0%, 민주당 지지율은 42.2%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대비 국민의힘은 6.8%포인트(P) 내렸고, 민주당은 5.4%P 올랐다. 양당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1.2%P로, 리얼미터 조사 기준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 건 지난 5월 2주 차 조사(국민의힘 32.9%, 민주당 40.6%)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를 이념성향별로 살피면, 국민의힘은 중도층에서 8.5%P, 보수층에서 7.3%P 하락했다. 민주당은 중도층에서 5.8%P, 진보층에서 2.2%P 올랐다.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 대구·경북 지역에서 12.3%P 하락했지만, 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10.9%P 올랐다. 수도권의 경우,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7.7%P, 인천·경기에서 4.1%P 내렸지만, 민주당은 서울 11.2%P, 인천·경기 5.5%P 상승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의 8월 3주 차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역시 직전 조사 대비 2.9%P 내린 30.7%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3.2%P 오른 65.4%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서 촉발된 ‘광복절 논란’이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최홍태 리얼미터 선임연구원은 “이번 이념 논쟁은 보수집단 내에서도 이견이 충분히 갈릴 수 있을 만한 사안이고, 갈리지 않더라도 그런 일로 불협화음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피로감을 느끼는 지지층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내홍 포인트로 당의 강한 결집세 구축에 난항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퇴장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광복절 논란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 것”이라며 “내부 갈등인 만큼 보수 쪽에서 실망감 등이 표출된 것 같다”고 봤다. 엄 소장은 그러면서도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또한 보수 진영의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짚었다. 엄 소장은 “김경수 지사 건은 한동훈 대표가 반대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보수층과 중도·무당층 사이 반대 여론이 많았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등한 이유에 대해선 민주당 전당대회 후반 ‘컨벤션 효과’를 꼽았다. 전당대회 초반은 ‘어대명’으로 기류가 굳어지며 컨벤션 효과가 미미했지만, 후반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의 ‘이재명 팔이 무리 척결’ 논란이 점차 커지며 주목도가 올랐단 것이다. 아울러 정부·여당의 실점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이번 민주당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진단했다.
엄 소장은 “정봉주 후보가 2위에서 3위로 밀린 게 지난주 경선 결과였으니 그런 게 조금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다”며 “정봉주 후보가 만약 3위로 안 밀리고 2위로 가거나, 1위로 치고 올라갔으면 중도·무당층 이탈이 더 심화할 텐데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자정 능력이 발휘된 것이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신임 당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전달받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 |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크게 흥행은 못 했지만 이재명 대표로 똘똘 뭉친 점에 대한 일종의 컨벤션 효과가 남아 있는 것”이라면서도 “광복절 이념 논란이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에게 타격을 준 상황에서 컨벤션 효과까지 합쳐지니 지지율 상승 폭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조사는 지난 12~16일까지 공휴일(광복절)인 지난 15일을 제외한 나흘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9명을 대상으로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을 통해 이뤄졌다. 응답률은 2.8%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2%P)
정당 지지도 조사 역시 같은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2.7%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