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차림 보고 쫓아가”…파양된 ‘택배견 경태’ 안타까운 근황

'택배견 경태'의 모습. [유튜브채널 '가족이라면서요' 캡처]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택배 차량에 강아지를 싣고 다니며 얻은 유명세로 후원금을 가로 챈 견주가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주인을 잃은 강아지의 안타까운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유튜브채널 '가족이라면서요'에 올라온 '택배견 경태를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영상 속 주인공 사연이다.

'택배견 경태'는 전직 택배기사 30대 김모씨가 기르던 몰티즈다.

19일 해당 유튜브 영상과 동물단체 코리안독스 등에 따르면 경태는 지난달 심장 수술을 받고 현재 임시 보호자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다. 12~13세로 추정되는 경태는 심장 판막에 이상이 있던 것으로 진단돼 경기도 평촌 한 동물병원에서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현재 회복 중이며 지난 16일엔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도 했다.

'택배견 경태'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모습. [TBS 갈무리]

'경태 아부지'로 불리던 김씨는 2020년부터 경태를 태우고 배달에 나서는 모습을 공개하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김씨는 2013년에 화단에 버려진 경태를 발견해 키우게 됐으며 경태가 분리불안 증세를 보여 배달을 할 때도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다고 밝혀 세간에 감동을 안겼다. 김씨가 몸담았던 택배 회사는 경태에게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까지 했다.

문제는 김씨와 그 여자친구가 경태와 함께 길렀던 시츄 '태희'의 병원비를 모금하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SNS 팔로워 총 1만 2808명으로부터 6억 1000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끌어모았다. 그런데 후원금 일부를 개인적인 빚을 갚거나 도박에 쓴 것으로 드러나 김씨와 여자친구는 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9월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각각 선고된 징역 2년과 징역 7년에서 감형된 결과다.

이들이 구속되자 경태와 태희는 임시보호소가 맡았다. 여자친구 가족 측이 강아지들을 데려갔으나 하루 만에 '아픈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며 임시보호소에 연락했다고 한다. 건강이 안 좋았던 태희는 올해 초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경태 임시 보호자는 영상에서 “후원금이 어디로 갔나 싶었다. (구조 당시 경태는) 유기견보다 상태가 더 안 좋았다”고 말했다. 또 "경태가 택배 옷 비슷하게 입은 사람 두 분을 보더니 막 쫓아가더라. 마음이 짠했다"라는 사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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