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증거 인멸 등으로 고소된 의사·의대생 온라인커뮤니티 메디스태프의 기정훈 대표가 20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청사로 출석하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전공의 리베이트 의혹 폭로자에 대한 모욕성 게시글과 관련해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 대표가 20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메디스태프 대표 기모 씨를 소환해 조사 중이다.
서울 한 대학병원 교수 김모 씨가 기씨 등 메디스태프 운영진을 증거인멸·명예훼손·모욕 등 혐의로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45분께 경찰에 출석한 기씨는 "무엇보다 4만명의 젊은 의학도와 의사들이 현장을 떠났고 많은 환자가 위험에 처해있다"며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한 전공의 파업·의대생 휴학 사태에 대해 "신속히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 대표는 이어 "2000년 초반 신종플루부터 메르스, 코로나까지 대략 5년 주기로 감염병이 돌고 있다. 다음 전염병이 올 수 있는 현장에서 지금 현장 떠난 의료진이 없다면 더 큰 위험이 있을 수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메디스태프 게시글에 대해 관리자로서 책임을 느끼진 않느냐", "리베이트 폭로자를 탈퇴 처리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병원 전공의들이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폭로한 김씨는 메디스태프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게시글과 댓글이 다수 게재됐는데도 운영진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씨는 운영진이 문제가 되는 게시글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무시하고 되레 자신의 계정을 강제탈퇴 처리하거나 글 작성자를 특정할 수 없도록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증거 수집을 방해했다고도 주장했다.
경찰은 기씨 등 운영진이 김씨 계정을 탈퇴 처리한 경위, 김씨에 대한 명예훼손·모욕 수사 관련 증거 수집을 고의로 방해하고자 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 노원경찰서는 김씨의 내부고발로 알려진 대학병원 전공의들의 리베이트 의혹을 지난해 7월 무혐의 처분했으나 서울경찰청 지시로 재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