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충전소 자료사진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국 각지에 위치한 주요 판매거점을 전기차 충전소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대내외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래 친환경차와 전동화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기존 전략을 지속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경기 화성시 남양읍 소재 남양대리점에 급속충전이 가능한 200㎾ 용량의 개방형 충전기 설치를 추진키로 하고,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우선 남양대리점 소재 주차면을 활용한 충전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향후 전국 대리점과 지점에 충전 인프라 확충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현대차 계열사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날 공식 홈페이지 기준 현대차가 보유한 전국의 지점과 대리점 숫자는 각각 304곳과 377곳에 달한다. 수색 대리점을 포함한 일부 대리점에서는 자체적으로 설치한 50㎾급 급속 충전기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활용이 가능한 고출력의 200㎾ 이상급 개방형 전기차 충전기가 본격 도입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부지를 임대해 쓰고 있는 지점과 대리점의 경우 건물주 협의 등은 추후 협의 사안이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역시 ▷제네시스 강남 ▷제네시스 수지 ▷동부하이테크센터▷남부하이테크센터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등 5개소에 초고속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개방형이 아닌 제네시스 고객을 전용으로 활용되는 프리미엄 충전기에 해당한다.
현대차 지점과 대리점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 용이하면서도 주차를 위한 공간까지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지점과 대리점을 전기차 충전소로 활용할 경우, 향후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제네시스 강남 전기차 충전소. [헤럴드DB] |
현대차그룹은 고객들의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충전 문제는 비싼 가격과 함께 고객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데 ‘걸림돌’로 여겨져 왔다. 이에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 EV3 등 엔트리급 전기차 출시와 함께, 충전인프라를 확충하는 작업을 병행해 왔다.
지난달에는 한국전기연구원(KERI)과 손잡고 글로벌 상호운용성 시험센터를 구축하기로 하고, 전기차 충전 호환성 등 관련 문제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프리미엄 충전브랜드인 이피트(E-pit)를 론칭한 것도 그 일환으로 꼽힌다. 이피트에는 최대 350㎾급 충전기가 설치된다. 현재 서울에는 서울역과 을지로 센터원,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송파 가락몰 등 대규모 출력 공급이 가능한 지점, 또한 전국의 고속도로 충전소에 이피트 충전소가 설치돼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전기차 충진기 설치를 추진 중인 남양지점은 현대차가 전동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을 연구해온 전략 거점 역할을 맡아온 남양연구소와 인접해 있다”면서 “수도권에 위치하면서도 인구와 인프라가 비교적 적은 행정구역인 읍 지역에 소재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전기차 활용 환경을 개선하는 데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20일 “배터리 충전량(SoC)과 화재 발생 간에는 관계가 없다”며 “전기차용 배터리는 100% 충전해도 충분한 안전범위 내에서 관리되도록 설계돼 있다”며 전기차 충전에 따른 소비자 불안감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