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토를 넓혀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거듭나려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발걸음에 속도가 붙었다. 최근 5년 사이 해외 각지에 설립한 거점수가 2배까지 늘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최근 제출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2024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법인 수는 11개국 내 총 27개소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6곳으로 가장 많았고, 호주 5곳, 미국 4곳, 중국 3곳, 영국 2곳, 베트남·브라질·캐나다·아일랜드·일본이 각각 1곳이었다.
2019년 반기보고서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법인 수는 9개국 내 총 15곳(미국 3곳, 중국·인도·홍콩·호주 각 2곳, 베트남·영국·브라질·캐나다 각 1곳)이었다. 5년 사이 해외 법인 수는 총 12곳이나 늘어난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거점 수는 다른 국내 자산운용사와 비교했을 때도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두 번째로 해외 포스트가 많은 삼성자산운용 8곳(미국 2곳, 홍콩·영국 각 법인 1곳, 케이만제도 4개 지점)이며 한화자산운용 5곳(미국 2곳, 중국 2곳, 싱가포르 1곳)으로 뒤를 이었다.
총 운용자산(AUM) 중 해외 비중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월등히 많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순자산총액과 평가액의 합산액 기준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총 AUM은 200조9343억원을 기록했다. 350조1516억원의 삼성자산운용에 선두를 내준 2위 자리에 머무른 것이다.
하지만, 해외 투자지역으로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AUM은 83조797억원으로 69조6577억원의 삼성자산운용을 밀어내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국내외 총 AUM 가운데 해외 투자 AUM이 차지하는 비율은 41.35%에 이른다. 삼성자산운용의 19.89%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올 6월말 기준 해외 투자 AUM 3~6위 자리는 신한자산운용(31조6623억원), KB자산운용(31조5484억원), 한화자산운용(31조1812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27조352억원) 순서로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3년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을 설립하면서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2005년 2월엔 국내 최초로 국내 자산운용사 해외법인이 직접 운용하는 해외펀드 ‘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스타주식형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과 베트남, 브라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영국, 인도, 일본, 중국, 캐나다, 콜롬비아, 호주, 홍콩 등 글로벌 16개 국가 및 지역에서 585개에 달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 중이다.
2011년부터는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하며 글로벌 ETF 운용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 ‘호라이즌스(Horizons) ETFs’를 시작으로 2018년 미국 ‘글로벌 엑스(Global X)’, 2022년 호주 ‘ETF 시큐리티스(Securities)’ 인수·합병(M&A)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ETF 시큐리티스는 국내 운용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한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글로벌 엑스는 인수 당시 순자산이 8조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기준 미국 현지 총 운용자산 규모가 500억달러(약 68조원)를 돌파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엔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인 ‘스탁스팟(Stockspot)’을 인수, 국내 금융 그룹으로선 최초로 해외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