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종료된 이커머스 알렛츠와 관련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가 모두 계약관계를 이유로 환불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 제공]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 최근 알렛츠에서 냉장고를 구매한 A씨는 영업종료 소식을 듣고 곧바로 결제했던 간편결제사 고객센터에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해당 회사에서는 “○○페이에서는 결제수단만 제공하고 있는 외부가맹점으로 환불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가전·가구 이커머스플랫폼 알렛츠가 돌연 폐업을 선언하고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는 환불이 어렵다는 안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 회사는 모두 알렛츠와 전자결제대행업무(PG) 계약을 맺고 있지 않아 환불이 불가능하다. 토스의 경우 토스페이 등 결제수단 또한 제공하고 있지 않다. 이는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때와는 상황이 다른 것으로, 당시 세 회사는(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토스페이먼츠) 티메프와 가맹 계약을 체결하고 물품 배송 정보를 넘겨 받아 결제를 대행하는 PG사 역할을 수행했다.
[알렛츠 홈페이지 화면 캡처] |
그러나 이번엔 단순 카드·계좌간편결제 서비스만 제공하면서 관련 정보를 받을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알렛츠의 결제 대행업무 절차를 살펴보면 PG사 두 곳이 나눠 업무를 처리했다. ‘소비자-결제수단(카드사, 간편결제 등)-PG사-알렛츠’의 구조로, KG이니시스와 다우데이타 키움페이가 결제 대행 업무를 분담해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G이니시스는 알렛츠에 대해 지속적인 리스크 체크를 해왔고, 7월 초를 마지막으로 신규 거래를 담당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 발생한 거래물량은 다우데이타가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PG업계 관계자는 “티몬·위메프의 경우 큰 플랫폼이라 여러 PG사가 개입돼 있었지만, 보통은 하나 혹은 두 개 회사만 쓰는 편”이라면서 “판매 물품이 여행상품 등이 아닌 가전·가구이기 때문에 배송 정보가 확인되면 절차에 따라 결제 취소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데이타 키움페이 안내 화면 캡처] |
다만 다우데이타 키움페이가 소비자 배송 정보를 빠른 시간 안에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알렛츠는 지난 16일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박성혜 대표는 ‘수십억원대의 투자 유치가 불발돼 어쩔 수 없다’는 메일만 남긴 채 잠적했기 때문이다.
이에 다우데이타는 전날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현재 관계자들과 접촉을 시도하는 등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상품·서비스의 이행 정보 등 필요한 정보 수집 및 확인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안내했다.
티메프 때처럼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판매자들이 물품 배송 중 물건을 회수하거나, 소비자에게 결제 취소를 안내하고 직접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이중 결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PG사 입장에선 ‘배송중’ 또는 ‘배송 완료’ 정보를 받았지만, 소비자는 물건을 받지 못해 결제 취소를 요구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PG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물품 배송 여부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요한데, 중간에서 판매자가 배송을 중단시키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현금으로 추가 결제하면 더 싸게 물건을 줄 테니 카드 결제를 취소하라’고 안내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희 입장에선 물품이 배송된 경우에는 결제 취소가 어렵다”고 말했다.
카드사에도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16일부터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신용카드로 결제했을 경우 이의신청 등을 접수할 수 있지만 반영 전에 결제일이 도래할 경우 결제 대금이 청구될 수 있다.
한편 알렛츠 운영사인 인터스텔라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지난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04억원으로 전년(99억원) 대비 2배 넘게 증가해 재정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