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 지연에 블랙먼데이까지…기업 체감경기 2개월 연속 악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기업 체감경기가 2개월 연속 악화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동시에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 심리가 위축한 것이다. 특히 지난 5일 일어난 ‘블랙먼데이’ 주가 폭락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대비 2.6포인트 떨어진 92.5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0월 3.0포인트 하락 이후 10개월만에 최대 하락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를 말한다.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전산업 CBSI는 지난 2월 87.8까지 떨어졌다가 3월(89.4) 이후 6월(95.7)까지 넉 달 연속 반등했으나, 7월 하락 전환한 뒤 8월까지 2개월 연속 떨어졌다.

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지난 5일 주가가 폭락하는 ‘블랙먼데이’ 사태까지 겹치면서 기업 심리가 크게 악화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조사 기간이 8월 첫 주였었는데 그때 여러 가지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한꺼번에 나타난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대선 관련 불확실성 확대 또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가능성와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인해 전자·영상 쪽이나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제조업과 비제조업CBSI는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제조업은 전월대비 2.9포인트 하락한 92.8을 조사됐다. 신규수주(-0.8포인트) 및 자금사정(-0.8포인트) 등이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제조업은 2.4포인트 하락한 92.2로 기록됐다. 채산성(-1.0포인트) 및 매출(-0.6포인트) 등이 하락세를 견인했다.

다음달 기업심리지수 전망도 전월대비 0.7포인트 하락한 92.7로 조사됐다. 제조업CBSI가 전월대비 0.5포인트 하락한 93.7로, 비제조업은 0.8포인트 하락한 92.0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뜯어보면 8월 제조업 실적은 ▷전자·영상·통신장비(신규수주 -9포인트·자금사정 -4포인트) ▷자동차(업황-17포인트·자금사정-12포인트) ▷전기장비(제품재고+6포인트·신규수주-10포인트) 등이 주된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제조업 실적은 ▷운수창고업(채산성-9포인트·매출-6포인트) ▷도소매업(업황-6포인트·채산성-1포인트) ▷정보통신업(자금사정-4포인트·업황-4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악화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8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1.7포인트 하락한 94.2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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