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전기차 보조금 대상’ 美일리노이 공장 계획 연기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 로고.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가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생산시설 보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일리노이주 자동차 공장의 계획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20일(현지시간) 스텔란티스는 이날 낸 성명에서 “일리노이주 벨비디어 공장의 계획이 지연될 것이라고 전미자동차노조(UAW)에 통지했다”라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회사의 미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고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모든 투자가 시장 상황은 물론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에 부합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카고 북서부에 있는 일리노이주 벨비디어 공장은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지프 그랜드 체로키’ 등을 제조해오던 곳으로, 지난해 2월 가동을 중단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지난해 총파업 당시 벨비디어 공장의 가동 재개를 요구했고 사측도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장 재가동 및 인근 배터리 공장 신설을 약속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스텔란티스의 벨비디어 공장을 전기차 생산 시설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에 3억3476만달러(약 45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벨비디어 공장 관련한 스텔란티스의 계획 지연은 관련 소식을 접한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사측이 이에 대해 해명하면서 불거졌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스텔란티스가 지난해 체결한 단체협약상 투자 계획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필요시 파업을 불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반면 스텔란티스는 단체협약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스텔란티스는 성명에서 “노조는 사측이 제품 투자 및 고용 수준을 수정할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문구에 동의했다”며 “노조는 해당 서신 위배를 이유로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미 자동차 업계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릴 것으로 우려하며 신규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관련 시설 투자에 속도 조절을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앞서 포드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전환한다는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내연기관 픽업트럭 생산 기지로 바꾸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GM도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사실상 철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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