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수소연료전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유럽연합(EU)이 주관하는 ‘메라넷3(M-era.Net 3)’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에너지연은 유럽 주요 연구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2027년 6월까지 3년간 수소연료전지 핵심 원천기술 공동 연구를 수행한다.
메라넷3는 유럽의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 연구 프로그램이다. 신소재, 에너지, 환경 등 폭넓은 분야의 연구 협력과 산업적 응용이 가능한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덴마크, 독일 등 유럽연합 회원국 25개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비유럽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총 5개 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는 에너지연과 함께 유럽의 대표 연구기관인 오스트리아 기술연구소(AIT),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 등이 참여한다. 에너지연은 국내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고성능 전극 촉매와 소재 연계 기술의 개발을 주도한다.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히어로즈(HEROES)’ 과제의 핵심은 에너지연이 보유한 코어-쉘 전극 촉매 기술을 활용해 백금 촉매의 사용량을 낮추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료전지 스택 비용을 기존보다 20% 절감하고 에너지 전환 효율을 65% 이상으로 개선해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연료전지의 전극 촉매로는 귀금속인 백금이 주로 사용된다. 전기를 생성하는 반응성이 다른 소재보다 월등히 높아 핵심 소재로 사용되지만 희귀하기 때문에 단가도 높다. 전극 촉매 비용이 연료전지 스택 제조 비용의 60%를 차지하는 이유다.
이번 공동 연구는 에너지연의 코어-쉘 전극 촉매 기술을 고도화해 백금 사용량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어-쉘 전극 촉매 기술은 팔라듐 등의 물질을 중심 금속으로 사용하고 겉을 백금으로 덮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백금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복잡한 제조 공정 때문에 그동안 양산화 단계에 접어들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고도화해 촉매 생산량을 기존보다 10배 수준으로 올리고 백금 사용량도 40% 저감해 스택 제조 비용을 20% 이상 낮춘다는 계획이다.
박구곤(가운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가 오스트리아 기술연구소(AIT)를 방문해 사전 미팅을 진행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
또 최근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단가가 높아지고 있는 중심 금속의 사용을 줄이거나 대체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게 다뤄질 예정이다.
박구곤 박사는 “수소연료전지용 전극 촉매 기술과 혁신적인 막전극접합체 설계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부품 원천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개발된 기술을 친환경 모빌리티와 초고효율 발전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수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