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10월까지 연장

이번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3주 연속 동반 하락한 가운데 1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게시되어 있다. [연합]

정부가 휘발유·경유 등에 대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10월까지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중동지역 긴장으로 국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민생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내용의 교통·에너지 환경세법 시행령 및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는 오는 10월까지 2개월 추가 연장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중동지역 긴장 재고조 등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민생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라며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을 조정해 휘발유는 리터(L)당 164원(20%) 인하된 656원을 부과하고 있다. 경유는 L당 174원(30%) 내린 407원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2022년 7월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확대했다가 지난해부터 휘발유는 25%로 축소한 뒤 일몰 기한을 연장해왔다.

지난달부터는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 폭을 현행으로 축소하고 이를 이달 말까지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우려가 고조되며 이달 둘째 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3.6달러 오른 79.1달러를 기록했다.

게다가 추석을 한 달 앞둔 정부 입장에선 물가 안정에 우선 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전월(2.4%) 대비 소폭 반등했다. 물가 상승에는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석유류 가격(8.4%)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유류세 인하 연장에 따른 세수 감소는 정부에 부담이다. 올 상반기 국세수입은 1년 전에 비해 10조원 넘게 줄었고, 실질적 나라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상반기 적자 폭도 103조4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유류세 환원을 전제로 예상한 교통·에너지·환경세수도 지난 6월까지 5조3000억원 걷혀 진도율이 34.9%에 불과했다. 최근 5년 평균 진도율(50.2%)을 고려하면 올해 실적은 당초 전망을 크게 밑돌 전망이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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