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종다리 북상 속에 연일 전력수요 역대 최고 경신…전력 경고등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 여름철 피크 전력수급 준비상황 긴급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제9호 태풍 ‘종다리’가 고온다습한 열기를 몰고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면서 국내 최대 전력수요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로인해 전력 수급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대 전력수요가 전날 오후 5시 기준 97.1GW로 잠정 집계돼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전국이 무더운 가운데 태양광 설비가 집중돼 있는 호남권의 흐린 날씨로 태양광 발전량이 낮아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올여름 들어 최대 전력수요는 지난 5일 93.8GW, 12일 94.5GW, 13일 94.6GW, 19일 95.6GW 등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거듭 넘고 있다.

전력 수요가 8월 중순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최근 5년간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 일자를 보면 2020년(8월 26일)을 제외하면 ▷2019년 8월 13일 ▷2021년 7월 27일 ▷2022년 7월 7일 ▷2023년 8월 7일로 모두 7~8월 초 전력 수요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산업부는 올 여름 최대 전력 수요 시기를 8월 5~9일 예측했지만, 이상기온 등으로 예상이 빗나갔다.

문제는 8월 하순임에도 당분간 무더위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강한 태풍이 북상할 경우 더위가 한풀 꺾이곤 하지만 현재 한반도에 접근하고 있는 태풍 ‘종다리’는 열대 해상의 뜨겁고 습한 공기를 끌고 오고 있다. 19~22일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에 남쪽에서 이동해온 열기와 수증기가 남으면서 더위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종다리가 북상하면서 태양광 발전 효율을 낮춰 전력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종다리는 서남부 해안을 스쳐 북상하면서 호남권에 넓은 비구름대를 드리울 것으로 전망된다.

연일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를 경신한 20일 공급예비율이 8.5%를 기록하자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유관기관과 긴급회의를 열고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했다. 공급예비율은 전력 공급에서 전력 수요를 뺀 여유분을 의미한다. 통상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정부는 긴장 상태에 돌입하고, 5% 미만이면 비상대응에 나선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전력수요 증가 상황에서도 송전망 탄력 운영 등으로 추가 공급 능력을 확보했다”며 “공공기관 에너지 절약과 사업체 조업률 조정과 같은 수요 감축 협조 등에 힘입어 안정적 예비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