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주담대상품 연내 출시 안 한다

토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가 올해를 넘길 전망이다. 최근 가계대출을 옥죄는 당국의 기조가 강화되며 출시를 잠정 보류하는 분위기다. 은행의 여신 안정성을 위해서는 주담대 자산이 필수적인 가운데, 이미 나머지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어 토스뱅크가 후발주자의 입지를 다지는 게 어려울 거란 분석도 나온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20일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 시기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일단 오는 9월 광주은행과 함께 진행하는 공동 신용대출 상품부터 성공적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9월 전월세보증금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처음 주택관련대출을 선보였다.

토스뱅크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전월세보증금대출 잔액은 9556억2400만원으로 2023년 말(4059억6000만원) 대비 3개월만에 135%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이다. 업계에선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출시한 토스뱅크가 이내 주담대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봤다.

특히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목표치를 지켜야 하는 인터넷은행으로선, 담보가 있는 주택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해 전체적인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까지 중저신용대출 목표치를 44%로 설정했다가, 당국의 규제 완화 기조에 발맞춰 올해부터 다른 은행과 함께 30%로 일원화했다.

하지만 은행권의 가계대출을 옥죄는 당국의 감독기조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토스뱅크가 주담대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기회는 계속 미뤄지는 상황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앞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에 대해 강력한 규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이 가장 손쉽게 자산과 수익을 키우는 방법은 주담대 대환을 해주는 것인데, 대환은 다른 은행이 심사해서 이자 잘 내던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주면서 뺏어오는 것”이라며 “이런 영업은 당국이 생각한 혁신·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영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토스뱅크의 주담대 출시가 미뤄질수록 시장 선점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앞서 가장 먼저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2017년 4월 설립돼 2020년 8월부터 3년이 조금 지나 대환 전용의 주담대 상품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영업을 개시해 4년이 조금 더 지난 2022년 2월부터 주담대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토스뱅크도 앞선 은행들이 가졌던 간격만큼의 시간을 최소한으로 두고 주담대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선점한 주담대 시장을 토스뱅크가 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지난해 전월세보증금대출 상품을 출시한 당시 홍민택 전 토스뱅크 대표는 “후발주자로서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있어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현재 사용자 문제를 기존 사업자들이 풀지 못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더하면서 낼 수 있느냐”라며 “주담대도 시간과 타이밍, 전략의 준비를 같이 고려하면서 출시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홍승희·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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