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못 찾아 ‘응급실 뺑뺑이’…결국 구급차서 출산

의료공백이 이어진 지난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환자가 응급실로 옮겨지고 있다. 정부는 전날 응급실 진료 관련 브리핑에서 전체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5곳에서 진료 제한이 있었다며 향후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충북 지역에서 임신부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헤매다가 결국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진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시 31분께 음성군 삼성면에서 분만 진통이 있다는 A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10분 만에 도착한 구급대는 분만이 가능한 천안과 청주 지역 내 병원 4곳을 물색했지만, 병상이 없거나 수술할 의사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음성·진천군에는 임신부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이 없었고 그나마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전공의 이탈에 응급의학과 전문의 일부가 병가 등으로 빠지면서 지난 14일 오후 2시부터 15일 오전 8시 30분까지 응급실 운영이 일시 중단된 것이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당시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자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생아는 수용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며 “그러다가 갑자기 산모 상태가 좋지 않아 소방 측에서 응급실 운영 및 신생아 집중치료실 수용이 동시에 가능한 곳으로 이송하겠다고 연락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A씨는 1분 간격으로 분만 통증을 호소하는 등 출산이 임박한 상황이었다.

병원을 찾는 사이 결국 A씨의 양수가 터졌고 구급대원들은 즉시 응급분만을 결정, 구급차를 거리에 세워 의사의 의료 지도를 받아 신고 접수 1시간 20여분 만에 아이를 무사히 받아냈다.

이후 구급대원은 119 상황실에서 선정해 준 약 80㎞ 떨어진 경기도의 한 병원으로 산모와 아이를 이송했다. 다행히 이들은 모두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지역에선 인근 산부인과를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일이 종종 있다”며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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