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0.1P% 하향

한국은행이 22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석 달 만에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5%로 0.1%포인트 내려잡았다. 기준금리는 3.5%로 또다시 묶었다. ▶관련기사 3면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가계빚 증가와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13차례 연속 동결로 한은 설립 이래 역대 최장 동결 기록이다. 이에 따라 현 기준금리는 다음 금통위 시점인 10월11일까지 유지된다. 통화긴축 기조를 한차례 더 이어간 이유는 ‘금융 안정’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10월 금통위에선 방향이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이어진 데 따라 민간 소비 위축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춘 것으로, 지난 2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 속보치)이 -0.2%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들어서도 민간 소비 등 내수 지표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으로 높았던 1분기 성장률(1.3%)을 고려, 지난 5월에 연간 전망치를 2.1%에서 2.5%로 대폭 상향 조정한 지 석 달 만에 우리 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춘 셈이다.

이 총재도 “국내경제는 수출 호조가 이어졌지만 소비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부문간 차별화는 지속됐다”면서 “향후 성장경로는 소비 회복세, IT경기 확장 속도, 주요국의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제1 목표인 ‘물가안정’도 물가상승률의 기조적 둔화 흐름을 유지하면서, 금리 인하의 명분을 쥐여주고 있다. 한은은 이날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전망(2.6%)에서 0.1%포인트 하향한 2.5%로 수정했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1%로 유지하면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0%에 근접한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2.4%는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2.6%)는 물론 한국개발연구원(KDI)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2.5%)보다도 낮은 수치다. 앞서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2년 11월(2.3%) 이후 지난해 2월(2.4%), 5월(2.3%), 8월(2.2%), 11월(2.1%), 올해 5월(2.5%) 등으로 수정해왔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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