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A씨가 지난 달 말 임신 36주차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공개하면서 낙태사실을 알려 ‘영아 살해’ 논란에 휩싸였다. [유튜브 갈무리]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경찰이 36주 태아를 낙태(임신중단)했다는 경험담을 올린 유튜버 관련 수사에서 수술 관련 의료진 4명에 대해 살인 방조 혐의를 적용해 추가 입건했다. 또 태아를 화장하는 과정에서 발급됐던 사산 증명서와 화장 증명서는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23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사건 브리핑을 열고 수사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낙태 수술에 의료진 5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수술에)참여한 마취 전문의 1명과 보조의료진 3명 등 총 4명을 살인 방조 혐의로 이달 중순께 추가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입건된 마취의는 수술을 집도한 병원에 소속되지 않았으며 의뢰를 받고 여러 병원을 순회하며 마취를 전문적으로 하는 의사다. 보조의료진 3명은 해당 병원의 직원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21~22일 마취의와 보조 의료진 2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앞서 수술을 집도한 원장과 해당 낙태 경험담을 유튜브에 올린 유튜버를 살인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로써 경찰에 입건된 인원은 총 6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또 해당 병원 수술실에 폐쇄회로(CC)TV가 없었던 점을 고려해 집도의(원장)에게 의료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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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경찰은 사산 증명서와 화장 증명서 등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낙태 관련 수술이 이뤄진 수도권 소재 병원을 상대로 두 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해 화장 증명서와 사산 증명서를 모두 확보했으며, 위조된 문서가 아닌 실제로 발급된 문서임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태아의 사산 증명서에는 ‘자연 사산’에 따라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했다고 표기됐다. 다만 이것이 실제 태아가 사산된 상태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은 실제 사산 여부를 위조된 문서가 아니라는 것은 권한이 없는 인물이나 기관에서 서류를 작성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며, 실제 사산 여부 등 사실관계는 추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유튜버의 수술 날짜가 6월 25일이지만 화장 증명서가 발급된 것은 7월 13일로 차이가 있는 이유 등도 수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이 기간 태아의 시신은 병원 내부에 보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유튜버가 낙태 수술을 받기 전 지방 소재 병원 2곳에서 진료를 받았다며, 해당 병원들도 특정해 관련 자료와 의료진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낙태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압수물과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