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남성들 냄새 불편”…日 아나운서, 결국 ‘계약 해지’

카와구치 유리 [카와구치 유리 엑스(X·옛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소셜미디어(SNS)에 남성들의 땀 냄새 등이 불쾌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일본의 한 아나운서가 소속사로부터 계약 해지를 당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나운서 소속사인 방송사무소 보이스(VOICE)는 공지를 통해 “지난 10일부로 카와구치 유리와의 소속 계약을 해소(해지)했다”고 밝혔다.

보이스 측은 “카와구치가 SNS에서 이성(남성)의 명예를 훼손하는 부적절한 글을 올린 행위가 인정됨에 따라 당사는 아나운서 사무소로서 소속 계약을 유지하는 게 곤란하다고 판단해 부득이하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당사는 말은 누군가를 상처 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용기를 북돋우거나 사랑을 말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말을 다루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에 마음이 괴곱다. 여러분께 지대한 폐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카와구치 유리가 지난 8일 자신의 엑스 계정에 올린 논란의 글. [카와구치 유리 엑스 캡처]

앞서 카와구치는 지난 8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남성들의 냄새와 관련한 짧은 글을 올렸다가 논란을 빚었다.

카와구치는 “사정이 있다면 정말 미안하지만, 여름철 남성들의 냄새나 비위생적으로 있는 분들 특유의 체취가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항상 청결한 상태로 있고 싶어서 하루에도 여러 번 샤워하고, 땀 방지 시트를 쓰고, 땀 억제제를 1년 내내 사용한다”며 “많은 남성들도 그 정도는 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글은 일본 온라인 상에서 큰 논란이 됐다. 일부 남성들은 “이 무더위에 밖에서 일하거나 외근을 하는 사람들은 땀을 닦아도 (냄새를 없애기) 힘들지 않나.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돌아간다”, “여성들은 30대 정도부터 체취가 심해져 강한 향수를 쓰는 경향이 있는데 여름에 강한 향수 냄새도 메스꺼움을 느끼게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질타했다.

결국 카와구치 유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뒤 “이번에 저의 부주의한 발언에 불쾌하고 상처받은 분들이 많았던 점 대단히 반성하고 있다”며 “말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미숙했다. 앞으로는 말로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다만 그의 계약이 해지된 것을 두고는 지나친 처사라며 카와구치의 편을 들면서 소속사를 비판하는 이들이 생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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