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잇따라 사표를 내면서 응급실 운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는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잇따라 사표를 내면서 응급실 운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응급실이 완전히 문을 닫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인상 등으로 인력 이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응급실에서 성인 환자를 담당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당초 14명이었으나 ‘의정 갈등’ 속에서 이 중 3명의 사직서가 수리됐다. 이로 인해 현재 이 병원 응급실에서는 총 11명의 전문의가 성인 환자를 담당 중인데, 최근에는 그중 4명 또한 사직서를 낸 상태다.
병원 측은 사직서를 낸 4명을 대상으로 근무를 이어갈 것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에는 일평균 110∼120명의 환자가 들어오고 이 중 60∼70명은 성인인데 이는 전국 최다 수준이다. 응급 환자의 중증도 또한 전국에서 1∼2위를 오가고 있다.
특히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의 경우 마찬가지로 일부 전문의가 근무를 중단하면서 수요일과 토요일엔 초중증 환자만 받는 축소 진료를 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일부 요일에 소아응급실에서 축소 진료를 하는 것 외에 현장의 차질은 없다”면서도 “최근 몇몇 전문의가 낸 사직서가 모두 수리될 경우 업무 차질이 불가피해 최대한 이들을 설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
정부는 응급실 셧다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아주대병원 응급실의 현재 근무 인원(11명)은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법적 인력 기준인 5명보다 많다”며 “부분적인 진료 제한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응급실이 완전히 문을 닫는 셧다운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아주대병원 외에 경기 서남권역에 속한 권역응급의료센터 2곳, 지역응급의료센터 9곳과 협력해 환자 치료에 차질이 없게 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충북대병원은 이달 10일과 14일 비상 운영 이후 15일부터는 정상 운영 중이다. 속초의료원도 지난달 일주일 동안 차질을 빚었다가 26일부터는 응급실 운영이 정상화했다.
복지부는 향후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수가(의료서비스 대가) 추가 인상, 당직비 지급 등으로 인력 이탈을 줄이고, 경증·비응급 환자의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외래 진료비 부담을 현행 50∼60%에서 90%로 올려 다른 응급시설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