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OO 지역에 스프링클러 있는 호텔 추천해 주세요. 앱에서도 검색이 안 됩니다.”
부천 호텔 화재 이후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숙박업소를 찾는 문의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오래전에 준공된 숙박업소 대부분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우려가 크다.
24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18년 이전에 지어진 소규모 숙박업소 건물에는 대부분 스프링클러가 없다.
스프링클러 설치기준에 따르면 호텔·여관은 1992년 소방법에 따라 지상 11층 이상 객실에만 설치가 의무화됐다. 이후 관련법 개정으로 2018년에 6층 이상의 호텔·여관에 전체 층 설치 의무가 적용됐으나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부천 호텔 역시 20년 전인 2004년에 준공돼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숙박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는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월 방화로 인한 화재로 7명이 사망한 서울 종로 여관에도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가 컸다. 같은 해 11월 7명이 숨진 서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때도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오래된 숙박업소에도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규정을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화재 발생 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고의 재발방지책으로 낡은 건물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은 전날 노후 숙박시설에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소방법과 건축법 개정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가 소급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이번 화재 사고처럼 다중이용시설과 숙박시설의 경우 화재가 발생하면 그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