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켄(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이삭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AP] |
[헤럴드경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강도 높은 무력 공방에도 불구하고 가자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관리는 "헤즈볼라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고위 협상단을 파견하기로 했다"며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과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이 협상단을 이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미국은 중동 내 확전을 막는 수단으로 휴전 협상을 성사 위해 이스라엘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이스라엘에 확전을 원하지 않으며 하마스와 휴전 협상에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무력 충돌이라는 비상 상황에서 정보기관 수장들을 협상장에 보내기로 한 것이 이런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미국 측에서 제시한 휴전안에 합의할 것으로 보지 않지만, 타결 가능성이 있는 한 협상에는 계속 참여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들은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안을 마련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전달했다.
그러나 협상에 불참한 하마스는 지난 18일 "이견은 해소되지 않았고 네타냐후가 자꾸 조건을 추가해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중재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히고, 그 책임을 이스라엘에 넘겼다.
도하 협상이 결론 없이 마무리된 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했고, 미국의 새 제안을 놓고 협상이 재개될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자국을 위협한다며 전투기 100여대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의 로켓 발사대 1000여기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또 직후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겨냥해 320여발의 로켓과 무인기 공격을 가했다면서, 지난달 30일 최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 폭살에 대한 1단계 보복 작전이 완료됐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가자 전쟁이 발발한 다음 날부터 하마스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하며 이스라엘과 무력으로 대치해왔다.
10개월 넘는 전쟁으로 하마스를 몰아붙인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헤즈볼라와의 전쟁은 계속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