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산업부 장관, 올해 여름 역대 최대 전력 수요에 현장 안 가나[세종백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올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 현상이 한 달 이상 지속하면서 전력수요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고 있지만 국무총리와 담당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관련 현장 점검을 하지 않고 있다. 전임자들과 다른 행보다.

2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만 6차례 최대 전력수요가 경신됐다. 올여름 전력수요가 최대에 달했던 6번의 기록은 ▷97.1GW(20일) ▷95.6GW(19일 오후 6시) ▷94.7GW(19일 오후 5시) ▷94.6GW(13일) ▷94.5GW(12일) ▷93.8GW(5일) 등이다.

그러나 한덕수 총리나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달들어 현재까지 전력수급 현장 행보를 하지 않고 있다. 안 장관은 지난 6월 21일 한국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준비상황 점검을 한 것이 유일하다.

반면,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2021년 7월 19일 전남 나주 전력거래소를 방문해 여름철 전력수급 등을 점검했다. 전력거래소는 원전, 화력발전소,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발전소 등 400여개에 달하는 전국 발전소들의 총발전량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면서 수급을 완벽하게 일치시키는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이창양 전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6월15일 경기 의왕 전력거래소 경인전력관제센터를 찾아 한국전력공사와 발전 공기업을 비롯한 관계자와 회의를 열고 여름철 전력수급대책 기간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또 전력 수요 피크를 앞두고 지난해 8월 7일 서울 마포구 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를 직업 찾아 전력설비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직원을 격려했다.

이 전 장관은 이임을 앞둔 지난해 9월 19일 전력거래소 직원들에게 커피차를 보냈다. 이는 6월 26부터 9월 15일까지 이어진 '여름 전력 수급 대책 기간'이 막 끝난 시점에서 전력거래소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세종 관가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출범이후 한전 등 주요 에너지 공기업 수장들이 에너지 비전문가인 정치인들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총리나 담당부처 장관이 관련분야를 더욱 챙겨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 정부에선 지난해 9월 한국전력 사장에 역대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인 김동철 전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임명됐다. 또 한국가스공사(최연혜 사장), 한국지역난방공사(정용기 사장) 등 다른 에너지 공기업 수장 역시 정치인 출신이 자리 잡았다. 현재 공모 진행 중인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동서발전) 기관장에도 정치인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하다.

※[세종백블]은 세종 상주 기자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한 백브리핑(비공식 브리핑)은 물론, 정책의 행간에 담긴 의미, 관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연재물입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무원들의 소소한 소식까지 전함으로써 독자에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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