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직원 1명과 미화 공무직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정부서울청사 별관) 출입구가 닫혀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전면충돌로 25일(현지시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우리 국민 180여명이 종교단체의 현지 행사 참석을 위해 이스라엘에 입국한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 정부는 중동 지역 정세가 악화된 이래 우리 국민의 현지 체류자 현황을 매일 확인하는 과정에서 25일 우리 국민 180여명이 이스라엘에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정부는 레바논과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조속한 출국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7일부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지역은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가 발령됐고, 이란에는 특별여행주의보가 한시적으로 발령됐다.
정부는 최근 중동 정세 등을 감안해 180명 입국자를 포함한 이스라엘 체류 재외국민의 조속한 출국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고, 해당 종교단체에 대해서도 직·간접적으로 출국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개최된 마수드 페제시키안 제14대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앞서 골란고원의 마즈달샴스에 대한 공격으로 어린이 등 민간인 12명이 숨지자, 이스라엘이 이를 헤즈볼라의 소행을 규정하고 베이루트 남부를 표적 공습해 헤즈볼라 사령관이 피살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이스라엘군은 25일(현지시간) 헤즈볼라의 대규모 공격 준비를 탐지하고 전투기 100여기 등을 동원해 표적을 선제타격했다. 헤즈볼라는 지난달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고위 지휘관푸아드 슈크르가 이스라엘 폭격에 사망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북부로 320발이 넘는 로켓을 쏟아부으며 보복 개시를 선포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25일 오전 6시부터 48시간동안 전국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전 긴급 안보내각 회의를 소집하고 “(헤즈볼라에 맞서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기로 결심했다”며 강경 대응을 공언했다.
26일 기준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기존 약 500명에서 680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란에는 100여명, 레바논에는 90여명의 국민이 체류 중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우리 국민 피해 사례가 접수되지 않았지만,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