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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성비 불균형 속에 결혼 감소와 출산율 저하를 겪고 있는 중국 지방 정부들이 '노총각'의 짝짓기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결혼을 하지 못한 남성이 늘면 성범죄 증가 등 사회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펑파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윈난성 다리(大理)바이족자치주(이하 다리주) 민정국은 최근 35세 이상 미혼 남성들의 결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팀을 꾸리고 데이트 행사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다리주는 주(州) 내 35∼55세 미혼 남성 3만2844명을 조사했다. 이들 중 일부는 정부 주선 방식으로, 일부는 자유연애 방식으로 점차 고령 청년의 혼인 문제를 해결해나가기로 했다.
주내 지역 공산주의청년단위원회와 부녀연합회 등 조직이 농촌 청년의 결혼관·가정관 교육과 혼인·교우, 혼인 서비스 플랫폼 역할을 한다. 여성 간부가 ‘공익 중매’를 맡아 무료 결혼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대중문화활동센터나 공원 등 시설을 활용해 미혼 남성들에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고, 정기적인 연령별 만남 행사와 문화·체육·오락 참여, 취미 계발 등 ‘건강한’ 단체 활동으로 짝을 찾을 기회를 늘리고 있다고 했다.
다리주 총공회(공식 노조)는 올해 13회의 데이트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지역 정부도 기초 단체, 지역사회, 중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에게 젊은이들이 데이트 상대를 찾을 수 있도록 돕도록 독려했다. 현재 해당 지역에는 23개 데이트센터와 60명의 중매 담당자가 있다.
중국의 지방 정부가 노총각 혼인 지원에 나선 배경으로 성비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 불안정 우려가 제기된다.
리수줘 시안교통대학 교수는 2015년 중국공산당 문건에서 ‘잉여 남성’ 현상이 여성 납치나 포르노 중독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 교수는 "정부와 사회는 '잉여남'의 이익과 그들의 발전을 보장하여 공공 안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선 수십 년에 걸친 한 자녀 정책과 뿌리 깊은 남아선호 문제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진 상황이다. 2000년 중국 인구 조사에서는 여아 100명 당 남아는 117명에 달했다.
결혼 기피와 출산율 저하도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혼인 건수는 34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 줄어,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출산율은 올해 1월 기준 902만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