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가 사실상 금리인하를 선언하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나란히 1%대 반등했다. 이달 초 경제 침체 우려로 급락한 뒤 빠르게 회복하면서 사상 최고치 경신도 목전에 뒀다. 회복 속도가 더딘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가운데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미국 고용 지표가 방향성을 결정할 이벤트로 꼽힌다.
뉴욕 3대 지수는 파월 의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밝힌 뒤 전날 대비 1% 이상 상승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1.14%, 나스닥지수는 1.47% 올랐다. S&P500지수는 1.15% 뛰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날 기준 S&P 500지수는 사상 최고치와 1%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1만8398.45)보다 2.83% 낮다. 금리에 더 민감한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3.19% 급등한 2218.70에 마감했다. 이달 초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가 급락했지만 빠르게 낙폭을 만회하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MSCI AC 글로벌 지수는 1.2% 상승하며 지난달 12일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세계 증시가 요동쳤던 지난 5일 대비 9% 이상 뛰었다.
코스피는 이달 초 폭락장 후 상승속도가 더딘 흐름이다. 지난 23일(2701.69) 기준 아직 연중 최고치(2891.35) 대비 6.56% 낮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도 이번 주 초 긍정적으로 반영하면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방향성을 결정할 요소는 이번 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과 다음 주 예정된 미국 고용지표라 본다. 이달 28일 발표될 미국 엔비디아의 실적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와 수요를 점검할 기회로 보인다. 30일에는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다음달 6일에는 8월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사실 선물 시장에서는 이미 9월 인하를 100% 반영해 왔으며 인하 폭이 25bp냐 50bp냐의 차이였으나 글로벌 통화정책 수장의 발언으로 재확인에 시장은 의미를 부여했다”며 “여러 가지 침체 우려를 걷어주는 전반적인 상황에도 시장은 근거를 원하기 때문에 다음 주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에 대해 민감도 높은 입장 취할 것”이라고 봤다.
IT, 방산, 음식료 등은 수혜 업종이라 꼽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금리변화와 업종 지수 간 상관성을 살펴보면 시장금리가 내릴 때 IT를 비롯하여 방산, 음식료, 유틸리티 등 방어주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며 “IT는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방어주는 경기 둔화 여부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 가능하다”고 했다. 반도체, 하드웨어 등 IT는 12개월 후행 PBR 기준으로 최근 1년 고점 대비 15% 이상 저평가 됐다고 봤다. 금리 하락 기대를 반영해 주가 상승 가능성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