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안 돼”…미 공화 ‘정통보수’ 200여명, 해리스 지지 선언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념적으로 미국 공화당의 법통을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통보수파’ 당원 200여 명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USA투데이는 26일(현지시간) 역대 공화당 소속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의 참모로 일했던 유력 인사 238명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공개서한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이 서한에는 11월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솔직히 이념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이나 월즈 주지사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그러나 다른 쪽에 투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전통적인 보수의 이념에서 동떨어진 극단적 주장을 내세워 대중을 열광시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느니 진보 성향인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는 것이 국가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극우파 정권의 로드맵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부른 ‘프로젝트 2025′를 거론하면서 “혼란스러운 트럼프의 리더십은 평범한 국민에 싶은 상처를 주고, 국가 근간을 흔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나 그의 판박이인 J. D. 밴스가 블라디미르 푸틴과 같은 독재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미국의 동맹에 등을 돌리는 와중에 전 세계의 민주주의도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한에 서명한 인사들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과 밋 롬니 상원 의원 캠프에서 일했던 참모들이다.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의 참모들도 이름을 올렸다.

공화당 내 일부 보수 인사들은 지난 2020년 때도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조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과 대선 후보 등 공화당 원로 인사들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롬니 상원의원은 지난 2020년 공화당 상원의원 중 유일하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투표를 했고, 올해 대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매케인 전 상원의원은 2018년 사망하기 전까지 당내 반(反)트럼프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미망인은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미국의 정치 명문가로 꼽히는 부시 전 대통령 가문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공개적인 비판적 발언은 자제하고 있지만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지명된 공화당 전당대회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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