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北, 영변 핵시설 지속 가동 정황…강선 단지 확장 징후”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의 핵 시설을 지속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다.

IAEA는 다음달 16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IAEA 총회를 앞두고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명의로 작성한 보고서를 26일(현지시간) 발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올해 3월 중순까지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LWR)의 냉각시스템에서 지속해서 배수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2월 중순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의 얼음이 녹고 수증기가 관찰됐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3월 중순부터는 30일간 가동이 중단됐고, 4월부터 다시 간헐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온수가 배출되고 있다는 증거로 경수로가 시 운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영변 핵시설 내 LWR은 북한이 핵탄두 제조에 쓸 핵물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시설이라는 의혹을 받아 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5MW급 시험용 원자로의 가동 징후도 꾸준히 관찰됐다고 밝혔다.

5MW급 원자로는 지난해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는 최대 26일간 정지됐고, 이후에는 11차례 정도 짧게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관찰됐다.

IAEA에 따르면 이는 과거 원자로 가동 주기와 일치했다.

북한이 영변 외에 추가로 만든 핵시설로 지목된 강선 단지는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선 단지는 미국 정보당국이 오래전부터 비밀 핵시설로 지목하고 추적해 온 곳이다.

IAEA는 지난 2월 시작된 강선 단지 본관 서남측의 별관 공사가 4월 초 완료돼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확장됐으며 5월에는 인접한 건물의 개축 공사도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선 단지는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과 기반 시설 속성이 유사하며 보고 기간 이곳에서 지속적인 활동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징후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의 경우 특별한 변화는 없었고, 여전히 핵 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는 상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 3월과 6월 빈에서 열린 IAEA 정기이사회에서도 이번 보고서에 실린 내용 등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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