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장 수정한 美 특검…“면책권 부여 내용 삭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과 잭 스미스 특별검사.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27일(현지시간) 범죄 사실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법무부 당국자들과 논의한 내용과 관련된 부분을 삭제한 새 공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검찰이 27일(현지시간) 2020년 미국 대선 불복 등 혐의를 적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장을 수정 제출했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부 혐의가 면책권이 부여된다는 연방대법원 판단에 따라 일부 내용은 삭제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특검팀은 기존 45쪽 분량의 기소장을 수정한 36쪽 분량의 새 기소장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2021년 1월 6일 미 국회의사당 공격 등을 비롯한 4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기존 기소장과 새 기소장의 가장 큰 차이는 지난달 미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이 재임 중 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있다”고 판결한 부분에 대해 사건을 재구성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재임 중 6대 3의 보수 우위로 재편된 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이 재임 중의 공적(official)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상 면책 특권을 누린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스미스 특검은 새 기소장에 명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명칭부터 수정했다. 기존 기소장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45대 대통령이자 2020년 미국 대통령 후보”라 표현됐지만, 새 기소장에서는 “2020년 미국 대통령 후보”로 명시됐다.

혐의 중 주 공무원들에게 ‘선거 사기’에 대해 허위 주장을 펼치도록 압력을 가하고 주 투표 결과를 훼손하려는 행위는 대통령의 공식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선거 사기에 대한 주장을 펼치기 위해 법무부에 부적절한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은 삭제했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27일(현지시간) 범죄 사실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법무부 당국자들과 논의한 내용과 관련된 부분을 삭제한 새 공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로이터]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대선 결과의 인증을 거부할 것을 압박한 혐의는 공소장에서 빠지지 않았다.

펜스 전 부통령 압박 혐의에 대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면책 특권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최소한 ‘추정’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또한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글도 대통령의 공식 행위로 인정해선 안 된다고 적시했다. 기소장에는 “피고인(트럼프)은 대통령으로서 공식 활동과 정책에 대해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가끔 트위터 계정을 사용했지만, 개인적인 목적으로도 정기적으로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등 총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했으며, 성추문 입막음돈 제공 관련 회사 자료 허위 기재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평결까지 받았다.

NYT는 “스미스 특검의 기소장 제출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선거 앞두고 재판이 열리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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