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이커머스 업계가 지난달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반사이익을 넘어 전년보다 매출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 10개사의 매출 규모는 7조5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 폭은 16.9%로 1년 전(8.1%)보다 두 배 수준으로 신장했다.
이런 결과는 산업부의 통계 대상 조정 때문이다. 산업부는 매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SSG닷컴, 쿠팡, G마켓,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 12개 온라인 유통사 실적을 집계해 발표한다. 하지만 티몬과 위메프가 미정산 사태로 7월부터 매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이번 집계부터 통계 대상을 10개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매출도 티몬과 위메프를 제외한 6조4800억원으로 바뀌었다.
티메프 실적을 반영한 지난해 7월 매출은 7조3000억원이었다. 올해 7월 온라인 유통업체 10개사 매출은 이보다 3.6% 증가했다. 티메프를 반영한 매출액과 산업부가 조정한 매출액을 비교하면 지난해 7월 티메프 매출은 8200억원으로 추산된다.
티메프 사태 이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올해 7월 10개사 매출액은 지난해 7월 티메프를 포함한 규모를 넘어섰다. 특히 티메프가 강점을 보였던 여행 상품이 포함된 서비스·기타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61.6% 급증했다. 경쟁 이커머스 업계가 티메프의 수요를 흡수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도서·문구(12.1%), 화장품(16.3%), 식품(21%) 분야 역시 7월 매출이 상승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더위에 따른 여름 보양식, 자외선 차단 제품에 대한 수요로 매출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업계는 매출 확대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G마켓은 여행 상품 수를 지난해보다 12% 늘렸다. 추석 연휴 수요를 고려한 패키지 상품과 호텔, 항공권 특가 상품 위주다. 롯데온도 여행 부문 강화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보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SG닷컴은 지난달부터 식료품 전문 멤버십 ‘쓱배송클럽’을 신설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티메프를 떠난 판매자(셀러) 유치 경쟁도 한창이다. 11번가는 오는 29일 티메프 피해 판매자 모임 ‘검은우산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나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규 입점 판매자 수수료 면제 혜택, 물류비용 지원 등이 유인책으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라며 “티메프 수요가 시장에 풀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판매자와 소비자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들이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검은 우산 집회를 열고 피해자 구제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