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2분기(5∼7월) 실적을 내놨다. 그동안 시장에서 불투명하다고 여겨왔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칩인 ‘블랙웰’도 4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면
하지만 28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7% 가량 하락 중이다. 시장의 기대감을 채우기 위해서는 더욱 놀라운 실적이 필요하다는 반응으로 분석된다.
이날 실적 발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분기에 매출 300억4000만달러(40조1785억원), 주당 순이익 0.68달러(909원)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인 매출 287억달러와 주당 순이익 0.64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3분기(8∼10월) 매출 역시 3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월가 예상치(317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번 분기도 데이터센터 사업이 실적을 이끌었다. AI 칩을 포함하는 엔비디아의 데이터 센터 사업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한 263억달러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 252억4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로,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했다. 게임 부문 매출은 16% 늘어난 29억 달러로 예상치 27억달러보다 많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엔비디아는 AI에 대한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또 엔비디아는 기존 AI 칩인 호퍼(Hopper)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며 블랙웰을 4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가 매출 규모가 수십억달러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호퍼 칩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며 블랙웰에 대한 기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이와 함께 50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월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엔비디아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7% 가량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발표 후 하락한 것은 AI 열풍이 시작되고 난 이후 처음이다. 매 분기 주가는 어닝 서프라이즈와 함께 급등했었다.
이전보다 작은 증가폭이 시장에 실망을 안긴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서비스 기업 칼슨 그룹 라이언 덱트릭 수석 시장전략가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던 매출 폭이 이전에 봤던 것보다 훨씬 작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보다 각각 7.1%와 5.6% 웃돌았지만, 이번 2분기 매출은 예상치를 4.6% 웃도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여기에 3분기 매출 총이익률이 75%로 시장 전망치(75.5%)보다 낮게 나타난 점도 주가를 끌어내린 요소로 작용했다. 로이터 통신은 “3분기 매출 총이익률이 예상치를 하회하고 매출은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투자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