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왕미양)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음란물 등에 여성 얼굴을 합성하는 이른바 딥페이크 성범죄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9일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의 제작 및 배포 등에 관하여 입법공백을 보완해야 한다”며 “처벌 강화, 피해자 구제 수단 강구 등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 및 예방을 위한 조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현행법상 딥페이크 성착취는 피해자가 성인일 경우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허위 영상물 등의 반포)에 따라 처벌된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영리 목적일 경우 7년 이하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피해자가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일 경우에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아청법) 제11조(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배포 등)가 적용된다. 제작·배포시 최소 징역 3년에서 최대 무기징역, 소지·시청 시 1년 이상의 징역 선고가 가능하다.
여성변회는 “성폭력처벌법의 경우 반포 목적 등을 요구하고 있어 배포 목적이 없는 합성·제작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없다. 피해영상물의 사적인 소지, 구입, 저장, 시청 등 행위에도 규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청소년의 경우 처벌수위가 높지만 성인 여성에 대한 착취물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정보통신망법은 음란 영상, 음향을 규제하고 있지만 처벌이 약하다”고 했다.
여성변회는 약한 처벌로 딥페이크 성범죄가 10대의 놀이문화가 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여성변회는 “경찰청에 따르면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등 범죄 혐의로 입건된 전체 피의자 중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61.2%, 2023년 75.8%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청소년들 사이에 여성의 얼굴, 신체 등을 성적도구로만 여기고 놀이, 장난의 대상으로만 보는 왜곡된 성문화가 확산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성인 대상 딥페이크 수사를 위한 위장수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여성변회는 “아동·청소년 음란영상에 위장수사를 허용하는 것처럼 성인 대상 음란영상도 위장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해외에 서버를 둔 플랫폼, 메신저에서 유통되는 경우가 많은바 해외와 공조수사를 강화해 가해자를 적발하는데 힘써야 한다”며 “국가차원에서 정보통신망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강화하고,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의 즉시 삭제, 미성년자의 접근 차단 등 강력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