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아시아 지역 반도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호황을 누리면서 실적 전망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 TSMC 등 실적은 일제히 개선됐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LSEG가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지난 한 달 동안 평균 3.9% 상승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첫 7개월간 하향 조정과 소폭 상승 등 등락을 거친 뒤 급등한 것이다.
국가별로는 한국 기업의 EPS 전망치가 8%로 가장 많이 상승했으며 이어 대만과 일본 기업이 5%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5배 이상 증가하는 등 올해 AI가 주도하는 칩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연간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주식투자 스페셜리스트 민유 리우는 “아시아 기업들의 실적 기대치가 상향 조정된 것은 주로 반도체 실적 개선에 힘입어 한국과 대만 기업의 전망치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선행 EPS 전망치도 지난 한 달간 1.5% 올랐다.
중국은 여전히 내수가 부진하지만, 지난달 제조업 이익 증가율은 완만한 개선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인도네시아, 호주, 인도의 EPS 전망치는 소폭 하향 조정됐다.
로이터가 최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 구성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평균 29.2% 증가했으며 이에 힘입어 이 지수도 올해 들어 지금까지 9.7%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인도와 같은 지역에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틸리티 업종의 EPS 전망치가 20% 상향 조정됐으며 헬스케어도 8% 올랐다.
테크(기술) 업종은 7.5%, 통신서비스와 재량 소비재 업종은 각각 5%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로 이들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최고 투자책임자(CIO) 마크 헤펠레는 과거 6차례 연준의 완화기도 사이클 당시 첫 금리인하 이후 12개월간 MSCI 아시아(일본 제외) 지수의 평균 수익률이 약 10%를 기록했으며 달러화가 5∼10% 약세를 보일 때 미국 주식을 능가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견조한 이익 성장에 따른 긍정적인 경제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