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첫 인터뷰서 ‘중도’ 메시지…“실수 없이 무난” 평가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현경·김영철 기자]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후보 지명 후 첫 심층 인터뷰에서 정책 입장이 일부 바뀐 것에 대해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다”고 방어하고, 대통령이 되면 내각에 공화당 인사도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미 언론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오른 언론 대응 시험대에서 포용적인 메시지를 전하면서 대체로 무난하게 인터뷰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책 관련 세부적인 내용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밤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정책 입장 중 일부를 바꾼 이유에 대해 방어적인 입장을 취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경제를 대통령 임기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다짐하고 몇 가지 주요 정책에 대한 입장 변화를 옹호했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의 일원인 그는 자신의 업적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대통령 당선 시 선보일 야망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 환경 훼손 우려 때문에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fracking·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 나서면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와 관련 왜 입장을 바꿨냐는 질문에 해리스 부통령은 “내 가치관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기후변화는 중요한 문제라며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고도 청정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한 대통령에 당선되면 내각에 공화당 인사를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중요한 어떤 결정들을 할 때에 테이블에 다른 시각과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약속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2일 민주당 전당대회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서약한 바 있다.

이날 인터뷰는 해리스 부통령이 좀 더 중도적으로 향했음을 시사했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첫 TV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념이 정치적 중도로 옮겨 가는 것을 옹호했다”면서 “해리스는 진보적 지지자들에게 여전히 그들과 함께 있다고 확신시키면서도 부동층 유권자들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발굴하려고 노력했다”고 평했다.

로이터통신도 해리스 부통령이 2020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부터 올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이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기까지 일부 문제에 대해 “더 중도적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한 뒤 대통령 후보로 등판한 해리스 부통령이 언론과 사전에 준비된 원고 없이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일부 비평가들은 그가 선거 유세 때보다 덜 매끄러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인터뷰에서도 자신 있는 어조를 보였다. 로이터는 “해리스의 대화는 그가 문제를 주도하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고 분석했다.

버라이어티도 “해리스와 월즈는 인터뷰에서 큰 실수가 없었다”며 “해리스는 마무리 발언을 배시(진행자)에게 자신 있게 전달해 전직 검사처럼 들렸다”고 전했다.

다만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스는 프래킹 등 자신의 입장이 바뀐 분야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기록을 옹호했지만 올 가을 백악관에 당선되면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새로운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옹호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훗날 바이든의 대통령이 호의적으로 평가될 것이라면서 “역사가 바이든 행정부가 여러모로 혁신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드노믹스’가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노인들을 위한 처방약 비용을 줄이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을 예로 들며 “아직 더 나아가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잘한 일”이라고 말해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은 세부적인 정책 사항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며 “대신 분열적인 정책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의 정책 방향을 대조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USA투데이의 사라 페퀴노는 해리스 부통령의 모호한 답변들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단 중산층과 관련된 질문의 답변에 대해선 “강력하고 정책에 중점을 뒀으며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내 최고 우선순위 중 하나는 중산층을 지원하고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에 취임하면 취임 첫날 중산층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첫날 ‘기회 경제(opportunity economy)’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시행하겠다고 거듭 언급하며 그 계획에는 자녀 세액공제 확대, 저렴한 주택 공급, 바가지 가격(price gouging) 대응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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