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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도·췌장암의 수술은 암 수술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물론이고, 예후가 타 암종에 비해 좋은 편도 아니라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들에게 부담이 따른다.
이 세 가지 암들은 ‘침묵의 암’이라고 불릴 정도로 초기에 별 다른 증상이 없다. 담도암은 황달 혹은 간 수치에 이상 소견이 생겨 영상 검사에서 발견되곤 한다. 췌장암은 췌장이 뱃속 깊은 곳에 위치하여 검진에서 흔히 시행하는 초음파 검사로는 발견하기 쉽지 않기에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발병률은 높으나 생존율은 낮은 암종 췌장은 머리, 몸통, 꼬리 세 부분으로 나뉘고,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과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기관이다. 담도는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운반하는 기관이다. 2021년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10대 암종 중 췌장암과 담도암은 발병률 8위와 9위를 차지하며, 5년 생존율은 15.9%와 28.9% 로 비교적 낮아 공포의 암으로 불린다. 췌장암의 대표 위험인자는 흡연으로,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의 발병률이 3배나 높다. 다른 위험인자로 비만, 장기간 당뇨 병력, 가족력 등이 있다. 담도암의 위험인자는 담도의 선천적 기형, 담도결석, 간질환, 가족력 등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췌장암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췌장선암은 췌관의 외분비세포에서 발생하며 생존율이 매우 좋지 않다. 이외 양성 종양의 췌장 낭종(물 혹)과 악성 종양의 신경내분비종양이 있으며, 종양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점액성낭종, 장액성낭종, 고형가성유두상종양이 있다. 담도암은 암이 자리한 위치에 따라 간내담 도암, 간문부담도암, 원위부담도암으로 나뉜다. 더불어 담즙을 저장하는 주머니 역할을 맡는 담낭에서 생기는 암을 담낭암이라 일컫는다. 췌장암과 담도암은 초기에 대부분 무증상이고 병기가 진행될수록 증상이 나타난다. 췌장암은 암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두부(머리) 쪽일 경우 황달과 복통,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나며, 몸통과 꼬리 쪽일 경우 황달 없이 소화불량, 체중 감소와 같은 비전형적인 증상들만 생겨 진단 시기가 늦어진다. 담도암은 황달, 복통, 체중 감소의 증상이 있다.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외과 손희주 교수는 “췌장암과 담도암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암종으로, 안타깝게도 생존율도 매우 낮다. 혈액 검사에서 이상 소견 및 증상이 있을 때나 우연히 영상 검사에서 발견된다. 이후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하고, 내시경 역행성 담관췌조영술과 내시경초음파 등의 검사를 시행한다”라며 “병기와 치료법은 종양의 크기, 주변 혈관 침범 범위, 림프절 전이의 개수, 원격전이 여부에 따라 결정한다”라고 설명했다.
●생존율이 나아지고 있는 만큼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임할 것!
췌장암과 담도암은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10~20%로 매우 낮다. 과거에는 개복 수술을 통해 광범위하게 암이 발생한 부위를 절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런데 장기의 특성상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주위로 중요 혈관이 많으며, 출혈 경향성이 높기에 재발률도 높아 절망적이었다. 최근 적극적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생존율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수술 방법의 발달로 정교한 술기가 가능한 복강경과 로봇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는데, 개복 수술에 비해 수술 부위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손 교수는 “수술이 어려운 편이고 재발률이 높고 생존율도 낮아, 항암 및 방사선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 항암 치료, 수술 전 암 크기와 활성도를 줄이기 위한 선행 항암 치료, 수술이 힘든 상태에서 받는 완화적 항암 치료가 있다.”라고 소개하고 “현재 항암 약제의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수술이 불가능하더라도 항암 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여 수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선행 항암 치료로 수술할 때 더 깨끗이 절제를 할 수 있어 재발률을 낮춰 생존율이 향상됐다. 방사선 치료도 항암 치료의 보조 역할을 하는 만큼 함께 진행한다”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췌장암과 담도암이 예방법이 많지 않아, 황달과 복통이 있거나 혈당 조절이 잘 안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지는 경우 초음파와 CT 등 영상 검사를 할 것을 강조했다.
“고령의 환자들이 생존율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치료를 포기해 안타까운데, 적절히 치료한다면 완치할 수 있으니 두려움을 덜길 바란다”고 했다.
췌장암과 담도암은 급속도로 나빠지는 질환이기에 빠른 치료 결정이 중요하므로,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해 생존율이 높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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