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패전일인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에서 사람들이 참배 순서를 기다리며 서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일본 자위대 수장이 대원들이 개인 자격으로 야스쿠니신사 참배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일 아사히신문와의 인터뷰에 나선 요시히데 자위대 통합막료장은 자위대 간부의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에 대해 "개인 자유의사로 하는 참배는 무방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본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 원칙을 언급하고 "오해를 부를 행동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시설이다. 이곳에는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요시다 막료장은 자신의 참배 계획과 관련해서는 "통합막료장은 자위관(자위대 대원)을 대표하는 직무"라며 "취임 이후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 직에 종사하는 한 참배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통합막료장은 한국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자위관 최고 직위다.
앞서 자위대 장군을 포함한 수십 명은 올해 1월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집단 참배했고, 자위대를 지휘하는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도 일본 패전일인 지난달 15일 신사를 참배해 논란이 일었다.
요시다 막료장은 현재 일본을 둘러싼 국제 정세와 관련해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심각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위해 미국과 동맹을 통한 방위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2010년대부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지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시다 막료장은 중국, 러시아, 북한을 언급하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국가들이 협력하고 있다"며 법의 지배에 기초한 국제질서 유지에 동감하는 동맹국, 뜻을 같이하는 나라가 결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이 미국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