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印 ETF 운용자산 3배 껑충 [Hello India]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인도향(向) 상장지수펀드(ETF)의 총운용자산(AUM) 규모가 1조7000억원 선을 넘어섰다.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 들어 세계 1위 인구 대국이자 글로벌 주요국 중 최고 속도의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코끼리’ 인도를 투자처로 삼고자하는 개인들의 관심이 급증한 결과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이 같은 투자 트렌드에 맞춰 대표지수뿐만 아니라 중소형주, 테마형 ETF 등으로 세분화해 인도 ETF 상품을 출시, ‘인학개미(인도 증시 개인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ETF 체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인도 ETF 7종의 AUM은 1조745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기준 인도 ETF 관련 AUM이 5973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192.21%(1조1481억원)나 증가한 것이다.

올해 5월 8일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최초 인도 테마형 ETF ‘KODEX 인도타타그룹’ 상품을 상장한 데 이어, 같은 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타타자동차, 마힌드라그룹 등 인도 소비재 상위 기업 20곳에 투자하는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란 또 다른 테마형 ETF를 등장시킨 바 있다.

현재 복잡한 등록 절차와 최소 투자 금액 규정 등 인도의 각종 외국인 투자 규제 탓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현지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직접 사고팔 방법이 없는 상태다. 그만큼 개인 투자자가 인도 증시에 투자하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 바로 ETF를 이용하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만 국내 상장 전체 인도 ETF(7종)에 대해 4241억원 규모의 순매수세(8월 28일 기준)를 기록 중이다. 이는 작년 한해 통틀어 국내 인도 ETF 5종에 1222억원어치 순매수액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3.47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선 7개 종목 전체가 순매수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작년엔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종목은 22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전체 ETF 종목의 성과 역시 눈에 띄는 수준이다. 올 들어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의 수익률이 33.92%로 인도 ETF 중 가장 높았고, 그 뒤를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 31.91%, ‘KODEX 인도Nifty50’ 18.26%, ‘KOSEF 인도Nifty50(합성)’ 17.52%, ‘TIGER 인도니프티50’ 17.15% 순서로 뒤따랐다.

인도 지수형 ETF가 강세를 보인 것은 올 한해 인도 증시 주요 지수가 보여준 기록적인 급등세 덕분이다. 최근 사상 최고치 기록을 연달아 경신했던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의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Nifty)50 지수는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서만 15.28% 상승했다.

올해 상장한 ‘KODEX 인도타타그룹’,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 두 종목의 수익률은 각각 9.25%, 8.35%였다. 이가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인도 경제 발전의 3대 축으로 불리는 소비·인프라·IT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헀다.

이 같은 인도 관련 투자 열기에 맞춰 그동안 한발 물러나 있던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달 초 인도 ETF 2종을 신규 상장한다.

인도 시장이 한동안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수석매니저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2022년 기준 2조2000억달러, 약 2932조원) 규모인 인도 소비 시장은 소비 욕구가 강한 젊은 인구의 빠른 증가와 금융 레버리지 확대,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 등에 힘입어 2030년까지 연평균 13%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인도 증시의 추가 상승 모멘텀이 기대된다”면서 “소비재를 비롯해 신재생 에너지 관련 인프라, 헬스케어 부문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 시장에 관심이 잇는 투자자들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적립식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전략팀장은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 등 신흥국에 투자할 땐 퇴직연금의 일부를 매달 ETF 등에 꾸준히 투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길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윤·유혜림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