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력수요 급증에 석탄발전 더 돌린다…“발전기 정비 미루고 수급 대응”

안덕근(오른쪽 두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경기 의왕 전력거래소 경인전력관제센터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올해 여름 역대 최장기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이달도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력당국이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정비 일정을 미루고 수급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름철 전력수급대책은 오는 6일 종료 예정이지만 이달 발전기 정비 일정을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통상 7월 셋째 주부터 한 달간 발전설비를 최대로 가동하고 더위가 한풀 꺾이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발전설비 정비를 시작해 겨울철을 대비하는데, 올해는 이 일정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달 초순까지 102GW(기가와트) 내외의 공급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전력수요는 최근 5년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최대시장수요는 2020년 89.1GW에서 올해 97.1GW로 8GW (9%)증가했다. 또 작년 피크(93.6GW)에 비해 3.5GW나 상승했다.

총수요는 2020년 92.8GW였으나 작년에 처음 100GW를 돌파한 후 올해 여름 103.5GW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대비 11.5%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작년까지 여름철 최대수요 실적은 93.6GW인 반면 지난달만 6차례 최대 전력수요가 경신됐다. 올여름 전력수요가 최대에 달했던 6번의 기록은 ▷97.1GW(20일) ▷95.6GW(19일 오후 6시) ▷94.7GW(19일 오후 5시) ▷94.6GW(13일) ▷94.5GW(12일) ▷93.8GW(5일) 등이다.

전력당국은 최대 전력수요 발생 원인을 태풍과 무더위 누적으로 꼽았다. 여름철 피크는 태풍 발생 시 더운 공기가 유입될 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량이 저조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통계적으로는 가장 기온이 높은 8월 2주에 전력피크 발생확률이 높지만, 올해는 더위 누적으로 8월 4주에 최대수요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전력당국은 이달 1~2주에도 평년대비 높은 기온이 지속 될 것이라는 기상 예보에 따라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발전 공기업들이 9월 1주에 정비 착수 예정이던 7개 발전기의 정비를 1~2주 순연해 공급능력을 2GW 이상 추가 확보하기로 한 결과 10GW 이상의 예비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새로 건설된 시운전 발전기, 예비력 부족시 가동할 수 있는 약 7GW의 예비자원도 준비돼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전력수급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 장관은 지난달 30일 경기 의왕시 전력거래소 경인전력관제센터를 찾아 “올여름 누적된 더위와 태풍 종다리 영향으로 지난달 20일 역대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했음에도 전력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설비 관리와 실시간 대응 노력 덕분에 전력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발생한 가장 큰 전력 위기상황은 한여름이 아니라 2011년 9월 15일에 늦더위 상황에서 발생했다”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끝까지 전력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안 장관은 최근 경기 하남시가 변전소 인허가를 불허한 것과 관련해서도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가 첨단산업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전력망 확충에 명운을 걸고 있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국가 핵심 인프라 구축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한국전력이 주민의 우려가 해소되도록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국회와도 적극 소통하며 전력망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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