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등교 중이던 초등학생 9명이 한꺼번에 벌에 쏘인 사고가 발생했다. 출동 소방관이 해당 초등학교 정문 화단에서 말벌과 땅벌 등 벌집 2개를 제거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뉴시스]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장기 폭염 속에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져 벌쏘임 사고가 덩달아 늘어난 가운데 경기 군포에선 등교 중이던 초등학생 9명이 한꺼번에 벌에 쏘이는 사고가 났다.
2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2분께 경기 군포시 산본동 한 초등학교 통학로에서 등교하던 초등생 9명이 벌에 쏘였다.
소방 당국은 학교 관계자로부터 "통학로에서 학생 여러 명이 벌에 쏘였다"는 119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날 사고로 남학생 6명, 여학생 3명 등 총 9명이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다행히 이들 가운데 호흡 곤란, 알레르기 등 중증 증세를 보이는 학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대원들은 해당 학교 정문 출입구 화단에서 땅벌과 말벌이 있는 벌집 2개를 발견하고 제거했다.
앞서 군포시에선 지난 16일 낮 12시 35분께 산본동 초막골 생태공원에서 제초 작업자 70대가 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제초 작업을 하던 70대 남성은 머리에, 60대 여성은 손과 발에 각각 쏘여 119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60대는 의식이 있는 채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70대는 숨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들어 1월부터 7월까지 벌쏘임 사고는 2815건으로 최근 3년 간 같은 기간 평균(2011건) 대비 40% 증가했다. 특히 말벌의 왕성한 활동 시기인 여름철에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쏘임 사고로 인한 심정지 환자는 2020년 7명, 2021년 11명, 2022년 11명, 2023년 11명이었으며 올해는 8월 18일 기준 8명이 발생했다.
올해 7월까지 벌쏘임 이송 환자 2815명의 사고발생 장소는 37.3%인 1049명이 '집'에서 발생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바다·강·산·논밭'이 24.8%(697명)으로 뒤를 이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성묘 시 벌쏘임 사고가 우려되는 가운데 소방청은 야외 활동을 할 때는 흰색 계열의 옷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피하라고 당부했다.
벌은 어두운 계통의 옷,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에 더 큰 공격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만일 벌집과 접촉했을 때는 머리 부위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피해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는 신용카드 등으로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주머니 등으로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