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 박스를 들고 나서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금융감독원이 다음 달 초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최근 의혹이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건뿐 아니라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합병(M&A) 관련 자본 적정성에 이르기까지 경영 실태 전반을 들여다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후 우리금융·우리은행에 정기검사 실시와 관련한 사전 통지서를 보냈다. 금감원의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는 지난 2021년 말 이후 약 3년 만이다.
애초 금감원의 올해 정기검사 대상에는 우리금융·우리은행이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내년 일정을 앞당겨 진행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감원은 KB금융·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도 진행 중이다. 대형 금융지주 두 곳에 대한 동시 정기검사가 이뤄지는 건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이번 정기검사 강도가 상당히 고강도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지주와 은행 업무 전반을 검사하면서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등 여신 취급 및 내부통제 체계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최근 4년간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차주에 616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으며 이 중 350억원이 통상의 기준과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부당 대출로 의심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보험사 M&A와 관련한 자본비율 적정성 등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규모 M&A 이후에도 자본비율이 적정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주중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 우리카드에 대한 현장검사에도 착수한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 7억원, 우리캐피탈에서 12억원, 우리카드에서 2억원 가량의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