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 씨 X(전 트위터) 3일 오후 게시물 캡처] |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자신은 물론 아버지인 문 전 대통령을 겨눈 검찰 수사를 두고 “이제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고 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다혜씨는 전날 오후 X(옛 트위터)에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엄연히 자연인 신분이신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과 손을 잡고 찍은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 ‘겸손은안할래’라는 문구를 남겼다.
다혜씨가 적은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는 말은 과거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에서 했던 발언으로 정치권을 넘어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회자됐다. 노 전 대통령은 김영종 당시 수원지검 검사가 “대통령께서 취임 전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왜 전화하셨느냐”며 청탁 의혹을 제기하자 이같이 말했다.
다혜 씨는 X에 적은 글에서 “‘경제공동체’란 말을 만들어서 성공했던지라 다시금 추억의 용어를 소환해서 오더(?)를 준 건가”라며 “그런데 우리는 ‘경제공동체’ Nope(No, 아니다). ‘운명공동체’인 가족”이라고 했다.
‘경제공동체’라는 용어는 2016년 하반기 불거진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을 통해 널리 퍼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파면 결정의 이유가 된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4월 구속 기소됐다. 미르·K스포츠재단이라는 단체에 대기업들의 지원이 잇따르고 모금의 뒷배경에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된 사건은 결국 박 전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 기소로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대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내도록 하고, 최씨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지원 뇌물을 받은 혐의 등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특검이 내놓은 논리가 ‘경제공동체’였다. 정씨의 말을 박 전 대통령의 뇌물이라 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팀장이었다.
검찰은 이상직 전 의원이 2018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후, 이 전 의원이 설립한 태국 소재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에 다혜 씨 전 남편 서모씨가 전무로 취업한 것과 관련해 불거진 특혜 채용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다혜 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한 후 문 전 대통령 부부가 다혜 씨 부부에 대한 생활비 지원을 중단했는데,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서 수령한 급여를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성격의 금전으로 의심하고 수사 중이다.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당 차원의 적극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