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총으로 쏜 것 같은 벤 조이스(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강속구가 몸쪽 낮은 스트라이크 존에 꽉 차게 들어온 순간, 토미 에드먼(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무기력하게 방망이를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1구와 2구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 2개를 잡았던 조이스는 가장 자신 있는 빠른 공으로 3구를 선택했고, 삼진을 잡는 순간 전광판을 바라본 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탯캐스트가 측정한 조이스의 3구째 구속은 시속 105.5마일(약 169.8㎞)이었다.
조이스는 3일(미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전에 2-2로 맞선 9회 등판, 1이닝을 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닝에 마침표를 찍은 시속 105.5마짜리 강속구는 2008년 MLB에서 구속을 공식 집계한 이후 오른손 투수가 던진 공으로는 가장 빨랐다.
MLB닷컴은 “조이스의 공은 왼손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이 2010년에 시속 105.8마일(약 170.3㎞), 2016년 시속 105.7마일(약 170.1㎞)을 던진 이후 가장 빠른 공”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삼진을 잡아낸 공’을 기준으로 하면 조이스의 공이 가장 빨랐다.
2000년생인 조이스는 2022 MLB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을 받고 에인절스에 입단했다.
대학 시절만 해도 시속 90마일 중반대 공을 던지는 평범한 투수였던 그는 팔꿈치 인대 재건(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 시속 100마일을 넘게 던지는 선수가 됐다.
제구력과 체력 문제로 3라운드까지 밀렸지만, 입단 후 빠르게 제구력 문제를 해결해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로 활약 중이다. 조이스의 올 시즌 성적은 31경기 2승 무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이다.
테네시 대학교 시절 이미 한 차례 이날과 같은 시속 105.5마일을 찍은 경험이 있는 조이스는 경기 후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두고 보면 알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