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연합]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4일 “2000이라는 숫자 하나에 꽂혀 이 어려운 의료개혁을 쉽게 하려 했던 단순무식한 만용부터 버려야 한다”라고 정부를 겨냥했다.
의료공백 사태 장기화에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연일 쓴 소리를 하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는 장관에 이어 '환자를 떠난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했다'고 총리가 말했다"며 "무한책임, 최종책임을 졌다는 분들의 입에서 며칠 사이에 쏟아져 나온 말들이다. 왜들 이러시냐"라고 질타했다.
이어 "정말 너무 막가는 거 아니냐"며 "국민은 죽어가는데 국민 생명을 지키라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나"라고 개탄했다.
유 전 의원은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들을 두둔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2000명 증원에 반대한다고 의사가 환자를 버리고 떠난 행동은 잘못된 거 맞다"라면서도 "그러나 의료붕괴 사태의 해법을 제시할 책임, 떠난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만들 책임은 바로 대통령, 총리, 장관에게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은 정부 여당을 심판할 것"이며 "군사작전 하듯이 진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공의를 비난하고 압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2000이라는 숫자 하나에 꽂혀 이 어려운 의료개혁을 쉽게 하려 했던 단순무식한 만용부터 버려야 한다"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은 오기와 독선을 버리지 않고, 총리, 장관들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말실수나 하고 땜질식 대책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 여야 대표는 만나서 계엄이니 지구당이니 엉뚱한 얘기만 하고 이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해법도 내놓지 않았다"라며 "이 총체적 무능이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빨리 행동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의료공백 장기화로 국민적 불안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해 "중증환자와 난치병 환자를 떠나버린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정일영 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일을 시작해놓고, 망쳐놓고 그걸 전공의 탓, 국민 탓으로 돌리느냐"고 질책하자 한 총리는 "(파업 시) 우리가 국가를 위해 중요한 공익적 요소를 가진 분야는 전부 다 급한 부분은 (인력을) 남겨놓고 떠나게 돼 있지 않나. 항공사도 그렇다"며 물러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