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부 저장성 항저우의 버블티 가게에서 한 여성이 음료를 구입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최근 중국 정부의 단기 부양책이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소비자신뢰도가 사상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투자은행 노무라홀딩스를 인용해 중국의 7월 소비자신뢰도가 86으로 역대 최저치인 2022년 11월의 85.5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의 자산가격 하락, 미온적인 임금 상승, 지정학적 긴장 속 자본 이탈 등이 원인이라고 노무라는 분석했다.
국가통계국이 15개주에서 6480명을 대상으로 매월 실시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하는 소비자신뢰도 점수(0~200)는 100보다 크면 긍정적, 그보다 작으면 부정적 답변이 많다는 의미다. 2021년 2월 12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들은 “진정한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가 부동산 부문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대담하고 효과적인 경기 부양책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소비자의 지속적인 신뢰 하락은 부동산과 주식 가격 하락, 그리고 저조한 임금 상승 및 지정학적 긴장 속 자본 이탈로부터 기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직원을 해고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임금 상승과 고용 안정성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는 올해 5월까지 순자본 유출액이 1390억달러(약 185조7000억원)에 이르렀으며, 이는 2016~2017년 이후 최악의 해라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의 핵심물가상승률은 필수재가 아닌 소비재를 얼마나 많이 소비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7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했다. 이는 6월의 상승폭인 0.6%에서 하락한 수치다.
노무라는 소비 증가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추세를 밑돌고 있으며, 비식품 인플레이션은 “대체로 둔화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8월 초 서비스 부문 지출을 강화하기 위해 20개항목의 지침을 발표했다. 이 조치에는 간병에 대한 지원 확대, 추가 국가에 대한 무비자 입국 연장 고려, 저고도 항공 관광 활성화 등이 포함된다.
중국의 소매 판매는 지난 6월 2% 증가에 비해 7월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하는 등 소폭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보다 강력한 경제 개입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