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리비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에서 구조대원이 앉아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러시아 본토를 급습하며 전세를 흔드는 듯 했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전방위 공습에 또 다시 위기에 놓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가을 대반격’을 예고하며 개각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침공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선은 더욱 길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본토 침공에 따른 보복으로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을 비롯해 남부의 자포리자, 서부 르비우 지역까지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을 퍼붓고 있다. NYT는 “군사 전문가들은 전선이 확대돼 우크라이나 병력이 흩어져 배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공습을 통해 러시아에 협상 카드를 제공하고, 우크라 동부에 있는 러시아 군대를 위축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보복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오히려 우크라이나의 전력이 흩어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주 침공이 전쟁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과 전쟁에 대한 외교적 해결책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이날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를 공습해 7명이 숨지고 최소 64명이 다쳤다.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 시장은 50채 넘는 시내 중심가 주택이 파괴되고 의료시설 2곳과 학교 2곳이 피해를 입었다.
르비우는 도시 전역에 대피령을 내렸고 일부 학교는 수업을 취소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르비우의 군수산업 시설을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로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크리비리흐에서도 이날 오전 미사일 공격으로 5명이 다쳤다고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당국이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향인 크리비리흐는 개전 이래 주기적으로 폭격을 맞고 있다.
수도 키이우 외곽에도 한밤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 공습으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세가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서 파괴된 건물 사이를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
전날에는 동부 폴타바의 군 교육시설을 공습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폴타바에서 최소 53명이 숨지고 27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민간인 공격에 관여한 군인과 외국인 교관을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개각을 추진 중이다. 전날 올하 스테파니시나 유럽통합 담당 부총리 등을 비롯해 부총리와 장과 4명이 의회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1월 임명된 올렉산드르 카미신 장관은 국산 무기 생산 책임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로스티슬라우 슈르마 대통령실 부실장을 해임하고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에 새로운 힘을 실을 때”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개각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NYT는 “일부 비평가들은 전쟁이 어려운 상황에서 개각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권력 집중화 현상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