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홀의 유명 다이빙 장소인 버진아일랜드의 산호에 ‘김 민’(KIM MIN), ‘소윤’(SOYUN)과 같은 이름이 새겨진 모습. [다닐로 메노리아스 페이스북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필리핀 관광지 보홀에서 한국인 관광객 등으로 추정되는 다이버들이 ‘다이빙 성지’로 불리는 장소의 산호에 이름을 새겨넣은 것이 발견돼 당국이 유명 다이빙 장소를 폐쇄하고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5일(현지시간)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보홀주 팡라오시는 지난 2일부터 유명 다이빙 포인트인 버진아일랜드에서의 다이빙 등 활동을 금지했다. 다이버들이 산호에 남기고 간 낙서 탓이다.
버진아일랜드는 필리핀에서 최고 수준의 다이빙 장소 중 하나로 꼽히면서 한국 등지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이 다이빙 성지에서 지난 7월 산호에 새겨진 낙서가 처음 발견됐다.
다이빙 강사 다닐로 메노리아스는 7월 1일 산호에 새겨진 낙서를 처음 봤다고 한다. 이후 지난달 30일 다시 버진아일랜드를 방문했을 때 ‘김 민’(KIM MIN), ‘소윤’(SOYUN), ‘톰’(TOM)과 같은 이름 최소 13개가 산호를 뒤덮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필리핀 보홀의 유명 다이빙 장소인 버진아일랜드의 산호에 한국인 추정 이름이 새겨진 모습. [다닐로 메노리아스 페이스북 캡처] |
메노리아스가 이러한 사실을 SNS에 올리자 필리핀 환경천연자원부와 보홀주 당국 등 관계자들은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이 장소를 찾아 산호 위 낙서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에리코 애리스토틀 오멘타도 보홀주 주지사는 주 정부가 이번 사건 조사에 착수했으며 산호초 파괴의 책임이 있는 이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산호초 파괴 당사자들에 대한 정보를 제보하는 사람에게 5만 필리핀페소(약 118만원)의 현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오멘타도 주지사는 “우리는 산호초를 파괴에서 보호하고 구해야 한다”며 “산호초는 해양 생명체들을 지탱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