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車부품업계서 존재감 키우는 韓기업들…SK온, 글로벌 순위 36계단 ‘껑충’ [비즈360]

포드와 SK온의 합작사 블루오벌SK가 미국 켄터키주에 건설 중인 합작 공장 [블루오벌SK]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전환하면서, 부품 시장에서도 배터리 등 전동화 부품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최근 발표한 ‘2024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 톱100’에 국내 주요 전동화 부품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 가운데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온은 2022년 68위로 처음 100위권에 진입한 뒤 지난해 44위, 올해 32위를 기록했다. 2년 만에 36계단 상승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토모티브뉴스의 부품 공급 업체 순위는 부품 생산 기업들이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연간 창출한 매출을 기반으로 정해진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다른 업종의 회사에 대한 판매로 발생한 매출은 제외하며, 오토모티브뉴스의 설문에 응답하지 않을 경우 순위 집계에서 빠지기도 한다.

지난해 SK온의 매출은 12조8972억원으로, 4년 전인 2019년 매출(69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8.7배 성장했다.

이번 순위에서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은 지난해 5위에서 올해 4위로 순위가 한 단계 높아졌다. CATL은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중국 기업이기도 하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은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실제 SK온의 생산 규모는 2017년 1.7GWh에서 내년 ‘199GWh+알파’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통계에서는 빠졌지만,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공격적인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 등과 삼성SDI는 GM, 스텔란티스 등과 해외에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기존 부품 기업들도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전동화 관련 신기술에 대거 투자를 집행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 자리를 지킨 보쉬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보쉬 테크데이에서 “2020년대 말까지 소프트웨어로 수십억 유로의 매출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100대 기업 명단에 포함된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 역시 전동화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SK온 외에도 현대모비스(6위), 현대트랜시스(34위), 한온시스템(41위), HL만도(44위), 현대위아(45위), 에스엘(68위), 서연이화(82위), 유라코퍼레이션(85위), 현대케피코(96위) 등 총 10개의 국내 기업이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매출 369억달러(약 49조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글로벌 6위를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특히 전동화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2조원을 돌파하는 등 미래 전략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브리드 변속기, 전기차 감속기, 전기차용 시트 등 전동화 부품 판매를 확대 중인 현대트랜시스도 34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완성차 및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 제조사들이 공급 업체 순위 상위권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며 “이는 완성차 부품 업계에서의 지각 변동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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