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기관장 회의 소집한 김문수 “노동약자 보호, 임금체불 근절부터”

김문수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동약자 보호는 임금체불 근절부터 시작돼야 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5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취임 이후 첫 전국 기관장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기관장은 매일 임금 체불현황과 청산현황을 챙겨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민석 차관을 비롯해 전국 48개 고용노동관서 기관장과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임금체불이 경기 여건 때문이라는 생각은 과감히 버리라”며 “절도·강도가 많아진다고 경기 탓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약 9600억원의 체불임금을 청산한 것은 전국 48개 기관장과 2200여명 근로감독관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라면서도 “아직 약 2600억원의 임금체불액이 남아있는 만큼 임금체불 예방과 체불임금 청산, 악질 체불 사업주 처벌에 더욱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체불 사업주에 대한 제재 강화 등 제도개선도 시사했다.

그는 “임금체불 피해자에게는 대지급급, 생계비 융자, 취업알선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라”며 “본부에서도 체불 사업주에 대한 제재 강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국회에는 퇴직 근로자에 한해 적용되는 체불임금 지연이자 제도를 재직 근로자까지 확대 적용하는 내용이 담긴 임금체불방지법이 여야 모두로부터 발의돼 있다. 체불임금 지연이자는 임금체불이 발생했을 때 지급이 지연되는 기간만큼의 이자를 기업이 추가로 부담하게 하는 제도다. 다만 현재 적용하고 있는 ‘반의사불벌죄’ 폐지 등 처벌 수위에 대해선 여야 간 견해가 다소 엇갈린다.

김 장관은 “임금체불 근절 노력에 더해 ‘노동약자보호법’ 제정을 추진하고, 약자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임금체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약자는 정부가 직접 보호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오랜 기간 논의됐지만, 답보 상태인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도 본격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임금체불 근절에서 시작한 약자 보호는 노동개혁의 시작으로서, 따뜻한 일터를 만드는 초석”이라며 “근로시간 선택권, 유연근무 확산, 계속고용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시장 유연화 과제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제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개혁은 필연적으로 저항을 불러오고, 그 과정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라 말했다”며 “그러나 개혁은 정치적인 유불리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소명 의식을 가지고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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