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체조선수 출신 연인 사이에 아들 두 명이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현지 조사단체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반체제 인사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가 운영하는 조사단체 ‘도시어 센터’는 푸틴 대통령이 전 러시아 리듬체조 국가대표 알리나 카바예바와의 사이에서 아들 두 명을 두고 있다.
큰아들 이반은 9살, 작은 아들 블라디미르 주니어는 5살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삼엄한 경호가 이뤄지는 대통령 관저에서 외부와 교류 없이 살고 있다. 또한 모스크바 북서쪽 발다이 호수 근처에 있는 아버지의 거대한 저택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의회의 상공회의소를 방문했다. [AFP] |
보고서는 푸틴 가족이 고용한 직원 한명의 도움으로 작성됐으며, 푸틴 형제의 일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형제가 또래 아이들과의 교류 없이 가정교사, 유모, 경비대 장교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으며, 아버지처럼 전용 머그잔으로만 음료를 마시며 정오 무렵에 식사한 후 낮잠을 자고 수업과 스포츠 활동을 한다는 내용 등이다.
장난감 중에는 엄청난 규모의 레고 세트가 있고, 디즈니의 열렬한 팬인 이반이 디즈니 영화의 캐릭터를 흉내 내 아버지를 짜증 나게 한다는 내용도 있다.
형제는 2∼3월에는 동계올림픽을 위해 개발된 크라스나야 폴랴나 지역으로 이동해 스키를 배우고, 7∼8월에는 핀란드만, 흑해 연안, 러시아 북부 호수에서 호화요트를 타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이반은 2015년 봄 스위스 루가노에서, 블라디미르 주니어는 2019년 봄 모스크바에서 각각 태어났으나, 이들의 정확한 생일은 가족들만 알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에는 푸틴 대통령과 카바예바가 올해 입주 영어 교사를 구하는 광고를 냈다는 내용도 있었다.
부유층 가정에서 일할 직원을 찾는 사이트에 게시된 구인 광고에는 '고용주가 격리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일을 시작하기 전에 2주간의 격리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푸틴 대통령을 만난 사람들도 2주간의 격리를 거쳐야 했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도시어 센터는 푸틴 대통령이 과거에는 영국과 뉴질랜드 출신 직원을 고용했지만, 현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 출신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두 아들에 대해 직접 언급한 적이 없다. 다만, 이번주 시베리아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 가족 중 어린 아이들은 중국어를 한다”고 말한 일이 있다.
둘 중 큰 아들인 이반은 아버지가 자신이 태어났을 때 너무 기뻐서 “만세, 마침내, 남자 아이”라고 외쳤다는 일화를 가정교사와 경호원들에게 자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 참석한 마리아 보론초바(왼쪽)와 카테리나 티코노바(오른쪽). [AFP=연합] |
두 아들의 이름은 러시아 공식 출생 기록에서 확인할 수 없고, 이들이 스파이나 증인을 보호하는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유형의 위장 문서로 감춰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처인 류드밀라와의 사이에서는 두 딸을 낳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딸들이 과학과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손자도 있다고 말한 바 있지만 이름을 확인해준 적은 없고 친딸이라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도 없다.
큰딸 마리아 보론초바(39)와 작은딸 카테리나 티호노바(37)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었지만, 지난 6월 있었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사로 나와 주목을 받았다. 보론초바는 소아 내분비학 전문가이고, 티호노바는 기술 분야 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 루이자라는 딸을 뒀다는 소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