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학원-KCGI 인수계약 내주로 연기…자금조달·심사통과 관건 [투자360]

[한양증권]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한양증권 매각을 추진하는 한양학원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주식 매수 협상 기간을 일주일 연장해 다음 주 중 계약 타결을 준비하고 있다. 관건은 KCGI가 2448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마련 여부다. KCGI의 자금 조달이 예상보다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약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대주주인 한양학원과 KCGI는 다음 주 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막바지 협상 중이다. KCGI는 지난달 2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한양학원으로부터 5주간의 독점 협상권을 부여받았다. 애초 일정에 따르면 협상은 오는 6일 마무리돼야 하지만 양측은 협상 기간을 1주일 연장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한 프로젝트 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OK금융그룹과 메리츠증권 등 10여 곳의 금융사에 출자 의사를 타진했다. 이 중 일부와 막바지 협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KCGI가 자금 조달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PA 체결이 한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출자 여부를 확실하게 밝힌 투자자가 아직 외부에 공개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KCGI의 인수 희망 가격인 2448억원은 보통주 376만6973주(지분율 29.6%)에 대한 대금으로 주당 6만5000원의 가격이 적용된 것이다. 전날(4일) 한양증권 종가(1만6080원)의 약 4배에 달한다.

한양학원과 KCGI가 SPA를 맺으면, 이후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자료 보강 요구 등 심사 과정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특히 프로젝트 펀드로 금융회사를 인수하면 심사가 한층 길어질 수 있다. GP(펀드운용사) 외에도 출자금액이 전체 조성 규모의 30% 이상인 LP(펀드출자자), 출자금액이 전체의 30% 미만이라도 경영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출자자 모두에 대해 적격성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지분을 되사는 조건으로 KCGI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파킹딜' 의혹이 제기돼 심사가 더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양학원은 한양대를 운영하는 유명 사학재단으로, 한양증권은 학교 측이 수익 다변화를 위해 1956년 설립한 회사다. KCGI의 인수가 무산될 경우 협상권은 차순위 협상 대상자인 LF로 넘어가게 된다.

한양증권 내부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양증권 노조는 지난 2일 여의도 본사 앞에서 투명한 매각 진행, 직원의 고용 안정 보장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는 추후 국회에 파킹딜 의혹 등 매각 과정에서 나온 여러 의혹에 대한 투명한 감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 국내 28위의 중소 증권사지만, 채권 발행과 부동산 금융 등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고 증권사 인허가권 '프리미엄' 덕에 시장의 큰 관심을 받는다. 한양증권의 인수 의사를 밝힌 KCGI와 LF는 모두 증권업에 진출해 금융사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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