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손흥민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팬분들이 원하는 감독이 분명 있었겠지만, 이미 결정된 결과를 저희가 바꿀 수는 없다. 선수들도 감독님을 믿고, 감독님의 옷을 입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의 0대0 무승부로 충격을 준 홍명보호를 향한 야유에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응원과 격려를 당부했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리그 경기를 소화하던 중 한국에 들어와 바로 A매치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날 경기는 굵직한 해외파 선수들이 총출동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선수에 이름값에 못 미치는 경기력이 축구팬들의 실망과 분노를 자아냈다. 특히 그 화살은 사령탑 임명 과정에서 각종 논란에 휘말린 홍명보 감독을 정조준했다.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0 대 0으로 경기를 마친 후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연합] |
특히 현장에 있던 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는 경기장에 “한국 축구의 암흑 시대”, “피노키홍” “ 등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비난하는 걸개를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속상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대한민국이라는 팀이 승리하기 위해 응원하러 왔는데, 안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보단 (팬들이) 선수들에게 좋은 말과 격려를 해주면, 선수들도 팬들을 원동력으로 힘든 순간에도 한 발 더 뛸 수 있게 된다”고도 당부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이 감독으로) 결정이 나서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먼 길을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염치없지만 (팬들의) 진심 어린 응원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큰 원동력이다. 이 팀의 주장으로서 (지금 상황을) 조금 받아들여 주시고, 앞으로 많은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을 마쳤다.
이날 김민재 역시 경기를 마친 뒤 바로 관중석으로 향해 굳은 표정으로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양손을 들고 “선수들만 응원해 주세요”라고 외치며 관중석 앞에서 “부탁드린다”고 두 차례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치른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대한 쓴소리도 내뱉었다.
손흥민은 “오만 원정 경기의 그라운드 컨디션이 더 좋다는 것이 한편으로 안타깝다”며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팬들의 눈으로 보기에도 오늘 볼 컨트롤과 드리블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