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필리핀 리잘주 안티폴로에서 현지 주민들이 집 안팎을 청소하며 태풍 피해를 복구하고 있다. 제11호 태풍 야기가 강타한 필리핀에서는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슈퍼태풍 '야기'로 인한 필리핀 내 사망자와 실종자가 37명으로 늘었다.
5일(현지시간) dpa·블룸버그·AP·베트남뉴스통신(VNA) 등에 따르면 태풍 야기가 몰고 온 폭우로 필리핀 곳곳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사망자가 16명, 실종자가 21명 각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필리핀 재난 당국과 경찰이 밝혔다.
수도 마닐라 동쪽 리살주에서 9명이 홍수와 산사태로 숨졌다. 중부 비사야 제도의 세부주 세부시·나가시와 네그로스옥시덴털주·노던사마르주에서는 5명이 익사하고 1명이 감전으로 사망했다.
또 물이 사람 가슴 높이까지 찬 침수 지역을 중심으로 10만6800여명이 대피해 이 중 8만9000명 가까이가 정부 운영 대피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당국은 이번 태풍으로 약 45만 가구, 약 170만명이 피해를 봤고, 농업과 인프라 등 재산 피해가 약 3억5100만 필리핀페소(약 8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야기는 전날 오전 필리핀을 빠져나가 중국 하이난성·광둥성과 홍콩으로 다가가고 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 따르면 야기의 풍속은 130노트(초속 약 67m)에 달해 슈퍼태풍으로 분류됐다.
하이난성 기상 당국은 오는 6일 하이난성과 광둥성에 다다르는 야기가 지난 10년간 하이난성에 온 최악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비상 대응 등급을 4단계 중 가장 높은 1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에서는 공장·슈퍼마켓 등이 문을 닫았고 싼야시 교육국은 이날 오후 방과 후 수업을 중단했다.
또 하이난성 내 7만명 가까운 어민과 어선 수만 척이 각 항구로 대피했으며 일부 철도는 이날 저녁부터 운행을 중단한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홍콩 기상 당국도 5단계 태풍 경보 중 위에서 세 번째 등급인 8호 경보를 이날 저녁 발령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이에 학교 수업과 대중교통 서비스가 중단됐고 항공사들은 일부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다.
홍콩 교육 당국은 학생들 안전을 위해 6일까지 휴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8호 경보 발령 전부터 슈퍼마켓 곳곳에서는 비상식량을 비축해두려는 홍콩 시민들이 장사진을 쳤다.